코로나19發 '내수의 눈물'…2월 車판매 -25%·백화점 매출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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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통계지표는 이보다 더 끔찍할 것"
출구없는 경제불황 현실화
2월 중국 관광객 76% 급감
호텔·음식점도 손님 발길 '뚝'
온라인 매출만 27% 급증
출구없는 경제불황 현실화
2월 중국 관광객 76% 급감
호텔·음식점도 손님 발길 '뚝'
온라인 매출만 27% 급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달 백화점·대형마트 매출이 20~30% 줄고, 공장이 멈추면서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의 생산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여기에 수출·수입도 차질을 빚는 등 경기 전방위로 피해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경기 하락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생산 동반 추락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6% 감소했다. 작년 12월(-3.3%)과 올 1월(-0.3%)보다 감소폭이 급격히 커졌다. 1월 경기 개선 흐름을 타고 7.3% 증가했던 대형마트 등 할인점 매출도 지난달 19.6% 감소하며 고꾸라졌다. 온라인 매출만 27.4% 증가했다.
호텔과 음식점에도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숙박업 매출은 1월 셋째주 0%로 제자리걸음한 뒤 지난달 셋째주 24.5% 감소로 돌아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에 여행 가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확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달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1년 전보다 7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음식점 매출도 -0.5%에서 -14.2%로 감소율이 뛰었다. 세종시의 한 레스토랑 점주는 “올초에 비해 손님이 80~90% 줄어 아르바이트생 월급도 못 주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충남 천안시의 대학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손님도 확 줄고 아르바이트생도 코로나19가 무섭다며 일을 관둬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의 타격도 상당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18만9235대로, 1년 전보다 26.4% 줄었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사업장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중국산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탓이다. 현대차(-32.5%)와 쌍용차(-36.9%)의 생산 감소가 특히 심각했다. 생산을 제대로 못 하니 내수 판매(-18.8%)와 수출(-25.0%) 모두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아모레퍼시픽·STX엔진·STX중공업·금호타이어 등 대기업도 코로나19 여파에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다.
“치료제·백신 개발에 대대적인 투자 시급”
부진 터널에서 벗어나는 듯했던 수출도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년 동기 대비 하루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12.6%, 12월 -7.2% 등 감소율이 줄다가 올 1월 4.8% 증가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달 11.7% 감소하며 다시 부진에 빠졌고, 이달 1~10일에도 2.5% 줄었다. 주요 업종 생산 차질과 해외 수요 감소가 맞물린 탓이다.
정부의 경기 진단도 확 바뀌었다. 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그린북(경제동향)’에서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북은 정부의 공식적인 경기 진단을 담은 자료다. 지난달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다.
기재부는 “그간 발표했던 내수 보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즉시 집행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좀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달 들어 소비심리 위축이 심해진 만큼 경기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자영업 부문과 항공·여행·교육서비스 등 업종의 불황이 무더기 도산 사태로 이어지지 않게 금융·세제·재정 등 전방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로 경제 주체들의 공포감을 줄이는 것”이라며 “의약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시급하다”고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6% 감소했다. 작년 12월(-3.3%)과 올 1월(-0.3%)보다 감소폭이 급격히 커졌다. 1월 경기 개선 흐름을 타고 7.3% 증가했던 대형마트 등 할인점 매출도 지난달 19.6% 감소하며 고꾸라졌다. 온라인 매출만 27.4% 증가했다.
호텔과 음식점에도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숙박업 매출은 1월 셋째주 0%로 제자리걸음한 뒤 지난달 셋째주 24.5% 감소로 돌아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에 여행 가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확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달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1년 전보다 7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음식점 매출도 -0.5%에서 -14.2%로 감소율이 뛰었다. 세종시의 한 레스토랑 점주는 “올초에 비해 손님이 80~90% 줄어 아르바이트생 월급도 못 주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충남 천안시의 대학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손님도 확 줄고 아르바이트생도 코로나19가 무섭다며 일을 관둬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의 타격도 상당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18만9235대로, 1년 전보다 26.4% 줄었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사업장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중국산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탓이다. 현대차(-32.5%)와 쌍용차(-36.9%)의 생산 감소가 특히 심각했다. 생산을 제대로 못 하니 내수 판매(-18.8%)와 수출(-25.0%) 모두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아모레퍼시픽·STX엔진·STX중공업·금호타이어 등 대기업도 코로나19 여파에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다.
“치료제·백신 개발에 대대적인 투자 시급”
부진 터널에서 벗어나는 듯했던 수출도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년 동기 대비 하루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12.6%, 12월 -7.2% 등 감소율이 줄다가 올 1월 4.8% 증가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달 11.7% 감소하며 다시 부진에 빠졌고, 이달 1~10일에도 2.5% 줄었다. 주요 업종 생산 차질과 해외 수요 감소가 맞물린 탓이다.
정부의 경기 진단도 확 바뀌었다. 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그린북(경제동향)’에서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북은 정부의 공식적인 경기 진단을 담은 자료다. 지난달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다.
기재부는 “그간 발표했던 내수 보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즉시 집행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좀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달 들어 소비심리 위축이 심해진 만큼 경기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자영업 부문과 항공·여행·교육서비스 등 업종의 불황이 무더기 도산 사태로 이어지지 않게 금융·세제·재정 등 전방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로 경제 주체들의 공포감을 줄이는 것”이라며 “의약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시급하다”고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