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공급원' 경상흑자 급감…"4091억弗 외환보유액 충분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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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수출 급감
1월 경상흑자 10억弗에 그쳐
적자 반전 땐 '셀 코리아' 거세져
1월 경상흑자 10억弗에 그쳐
적자 반전 땐 '셀 코리아' 거세져

그해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가 92억달러인 것을 확인한 외국인이 “한국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뒤 자금 회수에 나섰다. 외환·증권시장이 흔들렸고, 대기업이 줄도산했다. 대외무역으로 기축통화 달러를 벌어들이지 못하면 ‘외환 방파제’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어김없이 경상수지가 악화했다. 금융위기 직전이던 2008년 상반기(-72억1870만달러), 유럽발 재정위기가 닥쳤던 2011년 상반기(-67억2360만달러)가 대표적이다. 수출이 고꾸라진 데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을 닥치는 대로 팔아치운 결과다.

수출 충격은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유럽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등 글로벌 무역 단절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여서다. 현재 한국인 입국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130개국에 달한다. 한국의 10대 수출국(중국·미국·베트남·홍콩·일본·대만·인도·싱가포르·멕시코·말레이시아) 중에선 미국을 제외한 9개국이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관광 수익 등을 반영하는 서비스 수지도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 대비 76.1% 급감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한국 경제는 여러 가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퍼펙트 스톰 위기에 직면했다”며 “중국 성장률이 5%대로 내려앉고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교역이 감소하면 한국 경제 성장률도 1% 밑으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용 악화 땐 외화조달 비상
금융·외환시장에 끼치는 부정적 파급은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경상수지 감소로 국가·기업 신용도가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국내 은행 및 기업들이 해외에서 조달하는 자금 비용도 급증할 수 있다. 금융위기 당시 2008년 9월 30일 연 2.8%였던 하루짜리 달러 차입금리는 이튿날 연 12%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규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팀장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해외 수요 위축과 중간재 수입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취약기업 및 가계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조재길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