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증시가 공포에 질렸다. 시가총액은 52일 만에 1경9000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15일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의 시총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12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이들 국가의 증시 시총은 72조4869억달러(약 8경8232조원)로 코로나19 이전 고점인 1월 20일(89조1565억달러)보다 16조6696억 달러(18.7%) 줄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52일 만에 1경9475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1893조원(2018년 기준)인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로써 세계 증시는 약세장 진입을 코앞에 두게 됐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추세적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세계 증시는 2주 전인 지난달 27일까지도 전 고점 대비 6.73%의 낙폭을 보였으나 3월 들어 코로나19가 중국 밖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악화하자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 기간 증시가 하락세를 기록한 국가는 82개국이고, 상승한 국가는 4개국에 불과했다.

20% 이상 낙폭을 보인 국가는 33곳이었다. 국가별로는 러시아 증시의 시총이 8053억 달러에서 5064억 달러로 2989억 달러가 줄어 감소율이 37.12%에 달했다. 코로나19 여파에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유가 인하 경쟁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겹악재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어 콜롬비아(-35.92%), 노르웨이(-35.40%), 브라질(-34.98%), 슬로바키아(-34.60%), 호주(-33.14%), 태국(-32.54%), 그리스(-31.75%) 등 순으로 시총 감소율이 컸다.

한국 증시의 시총은 1조4768억 달러에서 1조1505억 달러로 22.09%(3263억 달러) 줄어 감소율이 28번째였다.

미국 증시의 시총은 6조6922억 달러(18.84%) 감소했다. 경기 침체에 직면한 일본 증시는 1조2368억 달러(19.71%) 줄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은 시총 감소율이 4.22%(3309억 달러)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었다. 이밖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이탈리아 증시의 시총이 25.58% 준 것을 비롯해 영국(-26.08%), 독일(-20.26%) 프랑스(-22.24%), 스페인(-21.90%) 등 유럽 국가들도 20%를 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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