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염호기 전문위원장(가운데)은 “국민이 개인 위생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염호기 전문위원장(가운데)은 “국민이 개인 위생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언제까지 어떻게 확산할지 전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는 상황이 다르다. 메르스는 국내에서만 벌어진 것이지만, 코로나19는 유럽 등으로 확산해 짧게는 올해 상반기, 길게는 올해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강철인 대한감염학회 전문위원의 말이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는 15일 서울 용산 의협회관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코로나19에 대해 알려진 사실을 공유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지 56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의사들은 이럴 때일수록 정확한 정보가 공유돼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예방법과 치료법 등에 대해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콧물이 있으면 코로나19 감염이 아니라는 얘기가 있다. 사실인가.

“아니다. 환자 8%는 콧물이 나타난다. 초기에 흔한 증상은 발열, 피로감, 마른기침, 전신통증, 목아픔, 두통, 설사 등이다. 초기에 가래가 동반되면 코로나19보다는 기관지염이나 부비동염일 가능성이 높다. 병이 진행하면 객혈, 설사 등도 흔하다. 증상이 나타난 뒤 5~6일, 늦으면 7일 이내 폐렴이 생긴다. 고열, 호흡곤란, 흉통, 흉부압박감 등을 호소한다. 말기가 되면 호흡곤란증후군이 생겨 호흡곤란, 혈압저하가 나타난다. 최근 완치 후 다시 양성을 보인 사례가 보고됐다. 격리 기간을 14일에서 21일로 확대해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 밖에서 얼마나 생존하나.

“에어로졸에서 3시간 이상, 구리 표면에서 4시간, 마분지에서 24시간,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표면에서 2~3일간 전염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의심되는 물건 표면을 만졌을 때는 비누를 이용해 손을 씻거나 알코올 소독제를 쓰는 게 필요하다.”

▷환자 동선에 나온 장소는 가지 말아야 하나.

“방역이 철저히 이뤄지면 특별히 문제가 없다. 다만 바이러스가 스테인리스 등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공간을 방문할 때 손 소독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기침하거나 말할 때 비말이 2~3m 이상 날아간다. 실내에서는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꼭 마스크를 써야 하나.

“65세 이상의 고령자,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가 부족하거나 없다면 면 마스크를 쓰는 게 안 쓰는 것보다 낫다. 마스크를 재사용할 때는 청결한 곳에서 건조한 뒤 사용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는 증상 발현 1~2일 전부터 감염이 시작된다. 증상이 없어 본인이 환자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도 밀접접촉자에게 전파시킬 위험이 있다. 밀폐된 장소에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마스크는 타인에게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것이다. 환자가 마스크를 잘 쓸 때 차단 효과가 가장 크다. 일반인은 KF80, 수술용 마스크 등이면 충분하다. 인적이 드문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도움되는 생활 수칙은 어떤 것이 있나.

“코로나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다. 흐르는 뜨거운 물에 샤워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손잡이나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건의 표면을 조심해야 한다. 오염이 의심되는 물체를 만졌을 때는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손을 씻거나 알코올 손 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가능하면 문 손잡이를 잡지 말고 발로 밀어 문을 열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양치를 자주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을 예방적으로 복용하면 효과가 있나.

“일부 고위험 환자가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에 노출되면 예방적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 의견이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예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전혀 추천하지 않는다. 부작용만 생길 위험이 크다.”

▷감염되면 폐기능이 무조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메르스는 폐 섬유화증으로 이어진 환자가 많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관련 자료가 많지 않다. 다만 가볍게 앓고 지나가면 감기처럼 폐 등 장기에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무증상에서 가볍게 회복되면 별다른 손상은 없다.”

▷반려동물을 통한 추가 확산 위험은 없나.

“바이러스의 종 간 장벽이 높아 동물 감염증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반려동물에 바이러스가 묻어 다른 곳으로 전파될 위험은 있다. 확진자가 키우는 반려동물을 만질 때는 주의해야 한다.”

▷개학은 연기해야 하나.

“그동안 개학 연기는 소아 환자를 줄이는 데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예상치 못한 국소적 유행이 발생하고 있어 기존 예측보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학생, 교직원, 학부모의 상황 관리 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한다. 지금으로선 개학 연기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지현/박상익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