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분양보증신청 반려…HUG "분양가, 심사기준 웃돌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신청한 분양보증이 반려됐다. 일반분양 가격에 대한 갈등이 이어지면서 둔촌주공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HUG는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이 제출한 분양보증 신청을 이날 거절했다. 조합 측이 책정한 일반분양가가 HUG 심사 기준을 크게 웃돌아서다. HUG 기준에 따르면 이 단지에 적용 가능한 일반분양가는 3.3㎡당 2970만원이다. 조합 측은 3.3㎡당 평균 355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신청이 반려되면서 조합은 17일 대의원회를 열고 일반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한다. 조정 규모가 총부담금(2800억원)의 10%인 280억원 범위를 넘어서면 관리처분변경 총회도 다시 열어야 한다. 조합 관계자는 “변경가격에 대해서는 대의원회 직전까지 합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이 HUG가 제시한 분양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 조합원은 “3550만원도 인근 시세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분양가를 낮춰 조합원 피해가 커질 경우 조합장 해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맞은편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매매가는 3.3㎡당 5000만원 안팎이다.

논의가 길어지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을 수도 있다. 변경된 일반분양가를 관리처분계획에 반영하고 변경총회를 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분양가 상한제 유예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달 2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끝내야 한다.

조합 내부에서는 후분양이나 임대 후 분양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단지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3조1600억원대의 공사비 조달과 금융비용이 사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올림픽공원 인근에 들어선 낡은 주공아파트를 헐고 새 아파트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단일 단지로는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 내분이 심해 이달까지는 HUG와 분양가 줄다리기를 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연장된다면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