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강성부펀드)·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연합이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3자연합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조 회장에게 한진그룹 명예회장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놓고서다.

16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12월 두 차례에 걸쳐 서울의 한 호텔에서 조 회장을 만나 자신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하고, 자신의 첫째 사위인 신모씨를 한진칼 감사로 앉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한진그룹이 보유한 부동산의 개발권도 요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3자연합은 반박 자료를 내고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3자연합은 “조 회장을 만난 시기의 반도건설 지분율은 2~3%에 불과했기 때문에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양호 회장 타계 후 조 회장의 요청에 따라 몇 차례 만난 적이 있고, 이 과정에서 조 회장 측이 권 회장의 대답을 몰래 녹음한 뒤 악의적으로 편집해 흘렸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이를 다시 반박했다. 한진그룹 측은 “반도건설의 반론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권 회장의 요청으로 만났고, 당시 반도건설의 지분율은 6.28%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권 회장의 제안은 협박에 가까웠고, 당시 경영 참여 의도가 없다고 한 공시는 허위이자 범죄”라고 덧붙였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8일 한진칼 지분율 5%를 넘기며 첫 공시를 했다. 최초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였지만, 올 1월 10일 추가 취득 공시에선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로 변경했다. 권 회장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요구한 게 사실이면 허위 공시가 돼 이번 주총에서 반도건설의 의결권 있는 지분(8.2%) 중 3.2%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조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카카오는 최근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을 일부 팔아 지분율을 1% 미만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후/이선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