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풀리자 도진 건설노조 횡포…크레인 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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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노조원 써라' 밥그릇 싸움
정부당국, 사실상 단속 손놓아
정부당국, 사실상 단속 손놓아
전국 건설현장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간 밥그릇 싸움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건설 현장에서 골조 공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봄이 오면서 인력 수요가 생기자 ‘노노 갈등’이 더 거세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50일 중 30일 공사 못 해”
경기 성남시 금광1동 재개발공사 현장은 하루 근무 인원이 11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이곳은 17일 기준 최근 50일 중 20일간만 공사를 했다. 양대 노총의 건설노조가 서로 “우리 노조원을 고용하라”며 충돌을 벌여서다. 인근 주민들 비난이 거세지자 양대 노총 건설노조는 지난달 말 집회를 멈추고 일자리를 나누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보름여 만인 지난 9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한국노총 조합원의 출근을 저지하면서 갈등이 재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성남시가 “12일 0시부터 집회를 금지한다”고 고시했지만 허사였다. 해당 공사현장 시공사에 따르면 양대 노조의 충돌로 인한 추정 피해액은 최소 3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채용을 강요하거나 압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채용절차법 개정안이 도입됐지만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다. 법 시행 이후 건설노조의 ‘채용 강요’와 관련한 신고는 13건이 접수됐다.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접수된 신고 건을 처리하려고 해도 신고자가 신고를 취하하거나 연락을 받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는 사례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선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도 단속과 처벌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에서도 끊이지 않는 노노 갈등
건설현장에서 인력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공정은 층을 쌓아 올리는 골조 공정이다. 대부분 날씨가 따뜻한 봄·가을에 골조 공사를 한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골조 공사를 하는 작업장이 늘어나면서 인력 수요가 생기자 건설노조의 노조원 채용 요구가 더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오류동의 한 공사 현장에선 지난 2월 초부터 한 달 넘게 민주노총 집회가 이틀에 한 번꼴로 계속되고 있다. 또 다른 건설노조인 민주연합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도 가세해 이 공사장에서 집회를 따로 열고 있다. 해당 건설현장 시공사 관계자는 “지하 2층 골조 공사 단계인데 노조 아홉 곳에서 협상을 요구해 어느 한쪽 요구만 들어주기 난감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서울 응암동 재개발구역에선 구역별로 노조원들의 채용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9개 구역에 9581가구가 입주하는 ‘미니신도시’급 사업장이다. 오는 4월 초까지 건설노조 집회 일정이 잡혀 있다는 한 구역의 시공사 관계자는 “이달 초 양대 노총 노조원 100명가량이 아침마다 대치했다”며 “공사장에서도 양측 노조원끼리 고성이 오갔다”고 전했다.
지상 8층까지 올라간 다른 구역 앞에선 배관 공정 투입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측 천막농성이 20일째 지속되고 있다. 해당 구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미 골조 공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을 3팀 채용했는데 배관 공정에도 넣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목 공사, 타워크레인 설치, 골조 공사 등 공정마다 노조에서 자신들의 기계와 인력을 써 달라고 하는 실정인데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이주현/김진수 기자 deep@hankyung.com
“최근 50일 중 30일 공사 못 해”
경기 성남시 금광1동 재개발공사 현장은 하루 근무 인원이 11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이곳은 17일 기준 최근 50일 중 20일간만 공사를 했다. 양대 노총의 건설노조가 서로 “우리 노조원을 고용하라”며 충돌을 벌여서다. 인근 주민들 비난이 거세지자 양대 노총 건설노조는 지난달 말 집회를 멈추고 일자리를 나누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보름여 만인 지난 9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한국노총 조합원의 출근을 저지하면서 갈등이 재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성남시가 “12일 0시부터 집회를 금지한다”고 고시했지만 허사였다. 해당 공사현장 시공사에 따르면 양대 노조의 충돌로 인한 추정 피해액은 최소 3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채용을 강요하거나 압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채용절차법 개정안이 도입됐지만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다. 법 시행 이후 건설노조의 ‘채용 강요’와 관련한 신고는 13건이 접수됐다.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접수된 신고 건을 처리하려고 해도 신고자가 신고를 취하하거나 연락을 받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는 사례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선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도 단속과 처벌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에서도 끊이지 않는 노노 갈등
건설현장에서 인력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공정은 층을 쌓아 올리는 골조 공정이다. 대부분 날씨가 따뜻한 봄·가을에 골조 공사를 한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골조 공사를 하는 작업장이 늘어나면서 인력 수요가 생기자 건설노조의 노조원 채용 요구가 더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오류동의 한 공사 현장에선 지난 2월 초부터 한 달 넘게 민주노총 집회가 이틀에 한 번꼴로 계속되고 있다. 또 다른 건설노조인 민주연합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도 가세해 이 공사장에서 집회를 따로 열고 있다. 해당 건설현장 시공사 관계자는 “지하 2층 골조 공사 단계인데 노조 아홉 곳에서 협상을 요구해 어느 한쪽 요구만 들어주기 난감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서울 응암동 재개발구역에선 구역별로 노조원들의 채용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9개 구역에 9581가구가 입주하는 ‘미니신도시’급 사업장이다. 오는 4월 초까지 건설노조 집회 일정이 잡혀 있다는 한 구역의 시공사 관계자는 “이달 초 양대 노총 노조원 100명가량이 아침마다 대치했다”며 “공사장에서도 양측 노조원끼리 고성이 오갔다”고 전했다.
지상 8층까지 올라간 다른 구역 앞에선 배관 공정 투입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측 천막농성이 20일째 지속되고 있다. 해당 구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미 골조 공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을 3팀 채용했는데 배관 공정에도 넣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목 공사, 타워크레인 설치, 골조 공사 등 공정마다 노조에서 자신들의 기계와 인력을 써 달라고 하는 실정인데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이주현/김진수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