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소속 출마할 경우 당에서 영구 제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제세 의원과 민병두 의원은 17일 영구 제명 방침 발표 이후에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습 공천' 논란으로 경기 의정부갑 출마를 포기했던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인 문석균 전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은 이날 공식 출마 선언까지 했다.

문 전 상임부위원장은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제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다"면서 "의정부시민의 품속에서 자란 '진정한 의정부사람 문·석·균'으로 4·15 총선에 나서려고 한다"고 했다.

문 전 상임부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이유에 대해 "민주당에 의정부와 걸맞은 후보를 보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으나, 민주당은 의정부와 전혀 연고도 없는 후보를 공천했다"면서 "민주적 절차, 공정한 경선이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한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당원들을 배신했다.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는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20대 총선에서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다시 민주당에 복당한 이 대표가 영구제명을 거론한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 발언을 공유하며 "죄송한데 4년 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신 것 같은데요. 그걸 벌써 잊으신 건지요"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영구제명이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영구제명에 대한 (구체적인) 당헌·당규를 찾아보겠다"며 "(만약) 당규에 없다면 보완할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 체제가 끝나면 영구제명 카드가 유야무야 될 수 있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또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선전하면 한 석이 아쉬운 민주당으로서는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을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