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단] 코로나 위기 막으려면 美 관세 인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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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급 충격 줄 것
세계 무역 위축에 가치사슬 붕괴
무역긴장 완화 등 조치 나서야
케네스 로고프 < 美 하버드대 교수 >
세계 무역 위축에 가치사슬 붕괴
무역긴장 완화 등 조치 나서야
케네스 로고프 < 美 하버드대 교수 >
![[해외논단] 코로나 위기 막으려면 美 관세 인하해야](https://img.hankyung.com/photo/202003/07.22072346.1.jpg)
우선 경기 침체는 중국에서부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침체기에 돌입했을 수도 있다. 중국 경제는 더 이상 기존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힘들다. 1980년대 급속도로 성장한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은 이전 불황과는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 수요 타격과 함께 공급 충격까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엔 질병 전염에 대한 두려움이 퍼지면서 각국 항공사와 글로벌 관광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예방적 저축은 늘어난다.
공급 측면도 충격을 받는다. 상황이 더 심해지면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봉쇄 조치 때문이든, 자의로든 직장 등 외부로 나가지 않게 된다. 예전처럼 전염병이 돌아도 인구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일터에 나가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선 사람들이 밖에 잘 나가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과 이탈리아에서도 많은 이가 집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경제활동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수요 부족에 의한 경기 후퇴와 달리 공급으로 인한 침체는 생산량을 급격히 감소시키고, 광범위한 물자 병목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물자 부족은 물가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끌어올릴 수 있다. 1970년대 중반 석유 파동 이후 세계 각국이 대부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
물론 현재는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다. 그러나 최근 낮은 물가상승률의 바탕엔 지난 40여 년간의 세계화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무역 마찰이 증가하는 와중에 코로나19 공포로 인해 각국이 국경마저 닫는다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 물가가 오르면 이자율도 오른다. 이는 통화·재정정책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인 불황이 올 가능성은 기존 전망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정책 입안자들은 금리 인하와 재정 부양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엄청난 충격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가장 즉각적인 충격 완화책은 미국이 무역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것이다. 이러면 시장을 일부 진정시키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 소비자에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세계적인 불황 위기엔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Project Syndicate
정리=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