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개학일 장담 못한다지만…수험생·학부모 '혼란'
'수능 기본계획' 31일 발표 여부만 다음 주
확정
'수능 연기' 언제 결정되나…교육부 "아직 유동적 발표 못해"
올해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은 교육부의 3차 개학연기 발표로 머릿속이 더 혼란해졌을 수밖에 없다.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대입 일정도 조정될 수 있다는 점만 확인했을 뿐 실제 조정될지, 조정된다면 언제 발표될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대입 일정이 언제쯤 확실해질지는 사실 교육부도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개학연기 발표문 원고에는 '(대입 일정 조정안 검토 결과를) 개학일 전 추후 말씀드리겠다'는 문구가 담겨있었으나 발표 전 삭제됐다.

다만 유 부총리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개학이 되는 것과 동시에 대입일정 등을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은 개학일에 대입 일정도 발표된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그러나 유 부총리의 설명은 교육부의 실제 방침과 다소 차이가 있다.

교육부는 개학일이 확실히 정해지면 개학일 전에라도 대입 일정을 발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개학일이 4월 6일보다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기 때문에 대입 일정도 유동적이어서 발표하기 어렵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계에서는 전날 유 부총리의 설명이 '실언'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학일이 결정돼야 대입일정도 결정할 수 있다'라고 했어야 하는데 유 부총리가 "동시"라는 등의 표현을 쓰면서 마치 전국 학교가 개학하는 날짜에 대입일정 연기 여부를 발표한다는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결국 유 부총리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입 일정은) 지금 결정해서 발표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개학 일정이 혹시라도 조금 빨라진다면 그것도 조정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서 늦게 않게 발표할 계획"이라고 정리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3차 개학연기는 학교가 '지역사회 주요 감염원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결정됐다.

개학일을 앞당길지 또는 더 늦출지도 마찬가지로 질병관리본부와 중대본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날 개학연기 기자회견에서 교육부 관계자는 "개학과 관련해서는 질병 전문가의 판단을 가장 우선해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개학일을 단독으로 정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개학일이 언제일지 '교육부도 모르는 상황'이다.

'개학일 확정'이 대입 일정 확정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입 일정이 언제 확정될지도 교육부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대입 일정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오직 '이달 말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할지 다음 주중 발표한다'는 것뿐이다.

수능 기본계획에는 시험일시가 담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는 매해 3월 31일까지 교육부 장관이 수능 기본계획을 공표해야 한다고 규정돼있지만, 교육부는 법률검토를 거쳐 '규정의 취지를 고려하면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기본계획이 발표되면 오히려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일 땐 31일 이후에 발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31일에 수능 기본계획이 발표될지는 다음 주에 확정될 것"이라면서 "31일에 수능 기본계획을 발표하기로 한다면 이는 4월 6일에 실제 개학한다는 '전제'가 성립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첫 번째 개학연기 때부터 대입 일정 조정을 검토해왔다고 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달 23일 개학한다고 상정한 대안(대입 일정)도 가지고 있었다"면서 "(현재) 9가지 정도 대안이 있고 개학일이 확정되면 대안에 따라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을 그대로 치르거나 1~2주 연기하는 방법도 있고, 수시와 정시 일정을 조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