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강남도 50% 가까이 올라
공시가 9억 넘은 마래푸 84㎡
245만→354만원으로 44.5%↑
다주택자는 최소 두 배 세금 폭탄
상한선까지 보유세 오르는 단지 속출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시가격 10억원이 넘는 집을 가진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대부분 상한선(50%)까지 치솟는다. 보유세 산정 기준인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지난해 보유세 상한선 초과분이 올해로 넘어온 탓이다. 1주택자 보유세는 1년에 최대 50%까지 오르고, 나머지 초과분은 다음 해로 이월된다. 여기에 과세 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 90%로, 전년 대비 5%포인트 오른 점도 보유세 급증 요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에게 의뢰해 보유세(1주택자, 만 59세 미만, 5년 미만 보유)를 계산한 결과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보유세는 올해 1억원까지 오른다.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4㎡ 보유자는 올해 보유세로 9829만원을 내야 한다. 전년(6654만원) 대비 47.7% 급등한다. 이 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55억6800만원에서 올해 65억6800만원으로 18.0% 올랐다. 삼성동 ‘삼성동아이파크(전용 269㎡)’ 보유세는 같은 기간 5833만원에서 8665만원으로 48.6% 뛴다.
시세 15억~20억원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보유자는 올해 1652만5000원을 보유세로 낸다. 전년(1123만원) 대비 47.1% 늘어난다. 소유주가 만 60세 이상 1주택자로 세액공제를 최대 한도인 70%까지 적용받아도 보유세는 1138만원에 달한다. 은퇴 고령자가 느끼는 세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공시가격(21억1800만원)이 전년(15억400만원) 대비 40.8% 뛴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 소유자의 보유세도 695만3000원에서 1017만7000원으로 46.3% 급등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보유세는 419만8000원에서 610만3000원으로 45.4% 증가한다. 공시가격이 11억5200만원에서 15억9000원으로 올라서다.
올해 처음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긴 단지들은 종합부동산세 부담까지 더해져 보유세가 더 크게 오른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보유세는 올해 354만2000원으로 작년(245만8000원)보다 44.5% 뛴다. 이 주택 소유주는 올해부터 종부세 26만원을 더 내야 한다. 이 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은 10억8400만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9억원을 넘겼다.
다주택자에 세금 폭탄
다주택자는 말 그대로 보유세 폭탄을 맞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를 보유한 2주택자는 올해 보유세로 6048만원을 내야 한다. 지난해(3047만원)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다. 강남에 공시가격 15억원대 아파트 두 채와 공시가격 21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3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9603만원까지 치솟는다.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올해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 세율이 0.2~0.8%포인트 올라서다. 1주택과 달리 3주택과 조정대상지역 2주택은 보유세 상한선이 각각 200%와 100%로 더 높다. 만 60세 넘는 고령자가 2주택 이상을 보유하면 종부세 감면 혜택이 사라져 세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우 팀장은 “보유세 상한선 초과분이 매년 보유세에 반영돼 일부 납세자는 세금 인상분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아파트 보유세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어서다. 올해 9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매년 5%포인트씩 2022년까지 100%로 오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고령 은퇴자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이 동시에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무리한 보유세 인상은 경기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