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비현실적인 현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네모난 벽면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구름은 없지만 안개가 낀 듯 부연 하늘과 짙은 바닥, 누르스름한 건물이 심심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건축물을 담은 사진이지만, 어떤 표지판도 상징물도 없어 여기가 어느 곳인지 알 수 없다. 현실과 비현실의 중간쯤인 듯한 이 장면은 사진가 조문희의 ‘반풍경’ 연작의 하나인 ‘타운하우스’란 작품이다.
‘반풍경’은 서울 주변의 신도시들을 다니며 쇼핑몰, 공동주택단지 등 건축물을 촬영한 작품들이다. 사진을 찍은 뒤 후반 작업을 통해 표지판, 창문 등 피사체가 본래 가진 특성과 정보를 제거해 익명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도시는 지극히 ‘한국적’ 공간이다. 빨리 계획되고 건설된 그곳에 가면 비슷한 모습의 건축물이 넘쳐난다. 모두 기능과 효율성만을 강조한 것들이다. 거기에서 몇 가지 장식을 없애자 무미건조하게 변모하고 말았다. 이렇게 갑갑한 곳에 살기 위해 우리가 발버둥치고 있다는 현실을 작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송은아트큐브 25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반풍경’은 서울 주변의 신도시들을 다니며 쇼핑몰, 공동주택단지 등 건축물을 촬영한 작품들이다. 사진을 찍은 뒤 후반 작업을 통해 표지판, 창문 등 피사체가 본래 가진 특성과 정보를 제거해 익명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도시는 지극히 ‘한국적’ 공간이다. 빨리 계획되고 건설된 그곳에 가면 비슷한 모습의 건축물이 넘쳐난다. 모두 기능과 효율성만을 강조한 것들이다. 거기에서 몇 가지 장식을 없애자 무미건조하게 변모하고 말았다. 이렇게 갑갑한 곳에 살기 위해 우리가 발버둥치고 있다는 현실을 작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송은아트큐브 25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