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인터뷰] "외국인 자금 탈출 시작…1300원 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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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훈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 인터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필수…적극 나서 외국인 자금 탈출 막아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필수…적극 나서 외국인 자금 탈출 막아야"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2.1원까지 상승하면서 11년 만에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1월20일 이후 이날까지 130원 넘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구체적인 원인은
-코로나19가 중국 한국을 넘어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이 공포에 빠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주가 지수와 역의 관계로 밀접하게 움직이는데
-코스피가 오르면 환율이 내리고, 반대로 코스피가 내리면 환율이 오르는 역의 관계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발을 뺀 외국인이 자금을 달러로 환전(매수)해 나가는 걸로 봐야한다.
▲장중 1290원을 넘어서는 등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망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1250원대였다. 1250원선이 심리적인 저항선인데 이 선이 무너졌다. 당장 13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1300원선을 넘어설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지고 환율은 더 오를 수 있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지금까지 수익을 올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우려해 이탈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국내에 달러가 부족해지면서 실물 경제나 기업 투자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전반적인 경제가 침체되고 성장률이 내려가는 악영향이 나올 수 있다.
▲외환당국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나
-외환당국은 현재도 미세 조정 차원에서 구두로 개입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실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개입이란 외환 보유액을 풀어서 달러를 직접 매도하는 걸 말한다.
달러를 매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재무부의 환율 조정국 이슈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지만 외환 위기에 방어할 수 있는 실탄(외화)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꼭 긍정적이지는 않다. 이 때문에 당장은 미국 상황을 지켜보면서 강하게 구두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늘렸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전날 오전에 발표된 후 오전장에서 환율 상승을 어느정도 막는 영향은 있었다. 다만 오후부터 미국 선물시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효과가 사라졌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는 결국 우리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인데 미국 등 대외 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정책이 효과를 보기 힘든 상황이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추가 확대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강력하게 전방위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직접 나서 스와프를 통한 달러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 통화 스와프는 마이너스 통장과 같이 미국과 협정을 맺은 나라가 달러를 꺼내 쓸 수 있는 제도다.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은 2010년, 한일 통화 스와프 협정은 2015년 종료된 상태다. 협정에 적극 나서 외국인 자금 탈출을 막아야 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