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DLS 공포 현실화…1조 투자손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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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텍사스원유 24% 폭락에
6000억원 이상의 원유 DLS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
지난해 발행된 원유 DLS
60~65弗 안팎서 판매 추정
6000억원 이상의 원유 DLS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
지난해 발행된 원유 DLS
60~65弗 안팎서 판매 추정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으로 떨어지면서 원금 손실(녹인·knock in) 구간에 진입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이 급증하고 있다. 6000억원어치 이상의 원유 DLS가 이미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유가 추가 하락에 따라 미상환 상태인 전체 원유 DLS(약 1조원) 대부분이 투자자 손실로 귀결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다.
유통 DLS 60% 녹인 넘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8일 배럴당 24.4%(6.58달러) 떨어진 20.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같은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13.4% 급락한 배럴당 24.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계속되는 유가 추락에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유통 상품의 60% 이상이 녹인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WTI 기준 전체 국내 공모발행 원유 DLS의 미상환 잔액은 9139억원이다. ‘녹인 배리어(손실 기준선)’ 45~55%에 있는 DLS가 5738억원(62.8%)에 달하는데 이미 유가는 이 구간 아래로 내려갔다. 녹인 배리어가 55%라는 말은 WTI가 1년 최고가인 지난해 4월 23일(66.30달러) DLS에 가입한 경우 유가가 기준가 대비 45% 하락한 36.5달러 아래로 떨어져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발행된 국내 원유 DLS는 WTI 기준으로 60~65달러 안팎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DLS 발행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은 80~90%의 유통 DLS 상품이 녹인 구간에 진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은 19일까지 녹인 구간을 터치한 DLS가 각각 11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의 ‘공모 DLS 3661회’는 기초자산인 WTI가 전날 녹인 예상가(23.6달러)보다 떨어져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오는 4월 중간 상환 평가일에 원유 가격이 기준가의 95%를 넘어야 하는 조기 상환 조건을 맞추기는 어려워졌고, 최종 만기일(2022년 4월)에도 기준가의 85%를 회복하지 못하면 손실(-15~-100%)을 보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4월 WTI 10달러 가능성”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원금 손실이 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6개월에 한 번씩인 조기 상환 시점이나 2~3년 후 만기에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원금과 약정된 수익(연 5~7%)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유가 수준에서 상당한 반등이 이뤄져야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
대형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DLS의 기본 조건을 고려하면 2~3년 후 만기 시점에 45~50달러로 국제 유가가 회복돼야 원금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전망은 당분간 불투명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에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치킨게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하루평균 글로벌 원유 수요는 9868만 배럴로 공급(1억50만 배럴)보다 적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우디, 러시아의 증산이 예정대로 지속되면 원유 재고가 늘면서 4월 WTI는 배럴당 10달러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8일 배럴당 24.4%(6.58달러) 떨어진 20.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같은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13.4% 급락한 배럴당 24.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계속되는 유가 추락에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유통 상품의 60% 이상이 녹인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WTI 기준 전체 국내 공모발행 원유 DLS의 미상환 잔액은 9139억원이다. ‘녹인 배리어(손실 기준선)’ 45~55%에 있는 DLS가 5738억원(62.8%)에 달하는데 이미 유가는 이 구간 아래로 내려갔다. 녹인 배리어가 55%라는 말은 WTI가 1년 최고가인 지난해 4월 23일(66.30달러) DLS에 가입한 경우 유가가 기준가 대비 45% 하락한 36.5달러 아래로 떨어져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발행된 국내 원유 DLS는 WTI 기준으로 60~65달러 안팎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DLS 발행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은 80~90%의 유통 DLS 상품이 녹인 구간에 진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은 19일까지 녹인 구간을 터치한 DLS가 각각 11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의 ‘공모 DLS 3661회’는 기초자산인 WTI가 전날 녹인 예상가(23.6달러)보다 떨어져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오는 4월 중간 상환 평가일에 원유 가격이 기준가의 95%를 넘어야 하는 조기 상환 조건을 맞추기는 어려워졌고, 최종 만기일(2022년 4월)에도 기준가의 85%를 회복하지 못하면 손실(-15~-100%)을 보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4월 WTI 10달러 가능성”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원금 손실이 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6개월에 한 번씩인 조기 상환 시점이나 2~3년 후 만기에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원금과 약정된 수익(연 5~7%)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유가 수준에서 상당한 반등이 이뤄져야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
대형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DLS의 기본 조건을 고려하면 2~3년 후 만기 시점에 45~50달러로 국제 유가가 회복돼야 원금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전망은 당분간 불투명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에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치킨게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하루평균 글로벌 원유 수요는 9868만 배럴로 공급(1억50만 배럴)보다 적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우디, 러시아의 증산이 예정대로 지속되면 원유 재고가 늘면서 4월 WTI는 배럴당 10달러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