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비례 공천' 선거인단 투표서 부결…한선교 등 지도부 사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통합당-미래한국당 '비례공천 갈등' 점입가경
황교안 "단호한 결단" 압박
45일 만에 물러난 한선교 대표
공병호, 공천안 재수정 가능성
황교안 "단호한 결단" 압박
45일 만에 물러난 한선교 대표
공병호, 공천안 재수정 가능성
한선교 대표 등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4·15 총선 공천 갈등의 책임을 지고 19일 총사퇴했다. 한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놓고 모(母)정당 격인 미래통합당과 충돌을 빚어왔다. 미래한국당 최고위원 4명은 이날 비례 후보를 선출하는 선거인단이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안을 부결시킨 직후 한 대표가 물러나겠다고 하자 총사퇴를 결정했다. 한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통합당 지도부가 비례 후보 교체를 요구해온 데 대해 “한 줌도 안 되는 야당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개혁을 막았다”고 했다. 미래한국당은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한선교 “통합당 지도부, 가소롭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정치 인생의 마지막에 당과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생각이 좌절됐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 도중 통합당 지도부를 겨냥해 “가소로운 자들”이란 단어를 여러 번 썼다. 다만 한 대표는 “황교안 대표를 지칭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통합당과의 갈등을 촉발한 비례 명부에 대해선 “열 번 넘게 봐도 괜찮은 공천이었다”고 했다. ‘당 안팎의 사퇴 압력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통합당 불만이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이날 미래한국당 공천안 찬반 투표에는 선거인단 100명 중 61명이 참여했다. 찬성 13표, 반대 47표, 무효는 1표였다. 공천안이 통과되려면 선거인단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공천안 부결은 사실상 한 대표에 대한 불신임”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 전 발언에서 “이번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의석수가 20석을 넘어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만 해왔다”며 “내가 정치를 하기 위해 내 사람을 공천했다고 판단한다면 (공천안을) 부결시켜달라”고 했다.
투표에 부쳐진 공천안은 공관위가 전날 당 최고위의 재의(再議) 요구에 따라 순번을 조정한 명단이었다. 당초 당선권(20번) 밖이었던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3번)과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8번), 정경희 전 국사편찬위원(17번),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20번)이 20번 안에 포함됐다. 정 전 위원을 뺀 나머지 세 명은 통합당 영입 인사다.
그러나 통합당 측은 이날 새 명단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통합당 출신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상당수가 공천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미래한국당 비례 공천에 대해 “국민의 기대와 먼 결과”라며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합당 내부에선 이날도 ‘공천안이 전면 재조정되지 않는다면 제2 비례 정당을 창당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 대표는 사퇴 회견에서 “20번 이내 후보 명단은 더 이상 고치지 말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일부 통합당 인사를 향해 “자기 측근을 (명단에) 갖다 박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비례 명부 재조정 불가피
미래한국당은 한 대표 사퇴 발표 직후 최고위를 열고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했다. 조훈현 미래한국당 사무총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천을 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 대표 사퇴 회견을 전후해 통합당 원유철, 정갑윤, 염동열, 장석춘 의원 4명은 탈당해 미래한국당에 입당했다. 이로써 미래한국당 현역은 종전 5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내일(20일) 의총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한 뒤 신임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식으로 지도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원내대표에는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5선의 원유철 의원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황(친황교안)계’로 분류되는 원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대표가 지명 권한을 가진 사무총장엔 통합당의 인사 영입을 주도했던 염동열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총선이 26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미래한국당 비례 공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일각에선 공병호 공관위원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공 위원장은 “낙담하지 않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계속 보완 작업을 해서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며 교체설을 일축했다. 통합당 관계자도 “공천에 더 이상 개입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어렵다”고 했다. 공 위원장은 “(통합당 측에서) 5명을 더 뽑아달라고 하면 더 뽑아줄 수 있다”고 해 공천안 재수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통합당 관계자는 “한 대표 사퇴로 양당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일단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헌형/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
한선교 “통합당 지도부, 가소롭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정치 인생의 마지막에 당과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생각이 좌절됐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 도중 통합당 지도부를 겨냥해 “가소로운 자들”이란 단어를 여러 번 썼다. 다만 한 대표는 “황교안 대표를 지칭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통합당과의 갈등을 촉발한 비례 명부에 대해선 “열 번 넘게 봐도 괜찮은 공천이었다”고 했다. ‘당 안팎의 사퇴 압력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통합당 불만이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이날 미래한국당 공천안 찬반 투표에는 선거인단 100명 중 61명이 참여했다. 찬성 13표, 반대 47표, 무효는 1표였다. 공천안이 통과되려면 선거인단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공천안 부결은 사실상 한 대표에 대한 불신임”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 전 발언에서 “이번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의석수가 20석을 넘어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만 해왔다”며 “내가 정치를 하기 위해 내 사람을 공천했다고 판단한다면 (공천안을) 부결시켜달라”고 했다.
투표에 부쳐진 공천안은 공관위가 전날 당 최고위의 재의(再議) 요구에 따라 순번을 조정한 명단이었다. 당초 당선권(20번) 밖이었던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3번)과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8번), 정경희 전 국사편찬위원(17번),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20번)이 20번 안에 포함됐다. 정 전 위원을 뺀 나머지 세 명은 통합당 영입 인사다.
그러나 통합당 측은 이날 새 명단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통합당 출신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상당수가 공천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미래한국당 비례 공천에 대해 “국민의 기대와 먼 결과”라며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합당 내부에선 이날도 ‘공천안이 전면 재조정되지 않는다면 제2 비례 정당을 창당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 대표는 사퇴 회견에서 “20번 이내 후보 명단은 더 이상 고치지 말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일부 통합당 인사를 향해 “자기 측근을 (명단에) 갖다 박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비례 명부 재조정 불가피
미래한국당은 한 대표 사퇴 발표 직후 최고위를 열고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했다. 조훈현 미래한국당 사무총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천을 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 대표 사퇴 회견을 전후해 통합당 원유철, 정갑윤, 염동열, 장석춘 의원 4명은 탈당해 미래한국당에 입당했다. 이로써 미래한국당 현역은 종전 5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내일(20일) 의총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한 뒤 신임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식으로 지도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원내대표에는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5선의 원유철 의원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황(친황교안)계’로 분류되는 원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대표가 지명 권한을 가진 사무총장엔 통합당의 인사 영입을 주도했던 염동열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총선이 26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미래한국당 비례 공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일각에선 공병호 공관위원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공 위원장은 “낙담하지 않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계속 보완 작업을 해서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며 교체설을 일축했다. 통합당 관계자도 “공천에 더 이상 개입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어렵다”고 했다. 공 위원장은 “(통합당 측에서) 5명을 더 뽑아달라고 하면 더 뽑아줄 수 있다”고 해 공천안 재수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통합당 관계자는 “한 대표 사퇴로 양당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일단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헌형/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