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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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개인들의 보유한 달러예금의 감소 규모가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자 차익 실현을 위해 그간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팔면서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달러화예금 잔액은 585억4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63억1000만달러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외화예금은 64억7000만달러 줄어들었는데 대부분 달러 예금이 줄어든 영향이다.

코로나19가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으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한 영향이다. 1월 말 1191.8원이었던 환율은 2월 말 1213.7원으로 21.9원 상승하면서 달러를 팔아 차익실현을 한 셈이다.

특히 개인들의 달러예금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2012년 이후 개인들의 달러예금 잔액은 꾸준히 늘었다. 2012년말 34억달러, 2013년말 46억달러, 2014년말 49억달러, 2015년말 62억달러, 2016년말 86억달러, 2017년말 131억달러, 2018년말 124억달러, 2019년말 154억달러를 기록했다.

꾸준히 순증했던 개인들의 달러예금을 올 1월 153억억5000만달러로 감소하더니, 2월 들어서는 138억3000만달러로 급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달러를 매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특히 개인들의 달러예금의 경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들의 달러화예금 잔액이 더 줄어들지는 일단 지켜봐야한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였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정부가 외환시장 방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