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오는 7월 열릴 예정인 일본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다른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바흐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 세계적 유행에 따라 도쿄올림픽 취소·연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우리(IOC)도 다른 사람들처럼 위기를 느끼고 있고 걱정하고 있다"며 "딴 세상에 사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AFP통신도 바흐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중요 기사로 보도했다.

7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 올림픽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은 최근 국제 경기단체, 선수 대표, 각국 올림픽위원회와 화상 회의를 통해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에 힘을 싣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만 바흐 위원장은 이 인터뷰에서 "대회 취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해 그가 언급한 '다른 시나리오'는 대회 연기 또는 무관중 개최에 힘이 실린다.

바흐 위원장은 "내일 또는 한 달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4개월 뒤도 마찬가지"라며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우리 태스크포스(TF)도 지금 어떤 결정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IOC나 일본이 중계권료 수익 등 재정문제 때문에 올림픽 개최를 고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리에겐 위기관리대책이 있고 보험도 들어 놨다. IOC의 현금 흐름엔 문제가 없다"며 "내가 듣기론 도쿄 역시 그렇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그리스에서 채화된 도쿄올림픽 성화가 20일 개최지 일본에 도착했다. 오는 26일부터 원전 사고 피해지인 후쿠시마현을 시작으로 일본 내 성화 봉송이 진행된다. 도쿄올림픽 '중지·연기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쿄올림픽 사전 행사인 성화 봉송이 차질없이 진행될 지 주목된다.

바흐 위원장은 "위기에 대해 우리도 충분히 여러 고려를 하고 있다"며 "다만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시점에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