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반떼
현대자동차 아반떼
현대자동차 아반떼, BMW 뉴 320i,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이 차들의 공통점은 최근 새로 나온 ‘엔트리급 모델’이라는 점이다. 한 브랜드 혹은 차급에서 소비자가 ‘첫 차’로 가장 사려고 하기 쉬운 차라는 얘기다. 이들의 무기는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진입 장벽을 낮춰 사회 초년생처럼 차를 처음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는다.

자동차업계의 ‘엔트리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자동차 구매 심리는 꽁꽁 얼어붙고 있지만 국내 엔트리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퉈 신차를 내놓고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치열해지는 엔트리 모델 경쟁

현대차는 다음달 엔트리 모델인 아반떼 신형 판매를 시작한다. 5년 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7세대 모델이다. 아반떼는 13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 가격과 뛰어난 실용성을 앞세워 첫 차를 구매하는 2030세대로부터 인기를 끌어온 차다. 1990년 1세대 모델이 나온 이후 세계 시장에서 누적 1380만 대가 팔린 현대차의 최다 판매 차종이기도 하다.

신형 아반떼 모습은 지난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계 처음으로 공개됐다. 디자인은 역동성에 초점을 맞췄다. 차체 높이(전고)를 낮춰 스포츠카 같은 느낌을 줬다. 실내 운전석은 비행기 조종석을 본떠 설계했고, 동급 최초로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같은 크기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을 장착했다. 신형 아반떼는 가솔린 모델인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MPi와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인 1.6 LPi 등 2개 엔진 라인업으로 나뉘어 판매된다. 1.6 하이브리드 모델과 고성능 모델인 1.6 터보 N라인은 추후에 나온다.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은 이미 신차를 내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르노삼성에서는 지난 9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M3가 출격했다. 르노와 다임러가 함께 개발한 신형 4기통 1.3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TCe 260)과 가솔린 1.6GTe 두 엔진이 올라간다.

한국GM은 지난 1월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형 SUV 트랙스보다는 크고 중형 SUV인 이쿼녹스보다는 작은 크기로, 다운사이징 엔진(1.35L)에서 비롯된 높은 연비와 실용성이 특징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전 세계 물량을 생산하는 모델로,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엔트리 모델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한다”며 “첫 차에 대한 최초의 인상이 동일 브랜드 재구매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는 엔트리 모델의 가성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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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대 이하 입문용 수입차도

수입차업계에서도 입문용 차량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 1월 1시리즈 해치백 모델인 118d 판매를 시작했다. 모델 최초로 전륜구동을 적용하고 기존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춰 실용성을 높인 차종이다. 지난달에는 쿠페 모델인 2시리즈 그란 쿠페의 사전 계약을 시작했고, 지난 3일에는 준중형 세단 3시리즈의 가솔린 엔진 엔트리 모델인 ‘뉴320i’를 내놨다. 뉴320i를 제외하고 모두 5000만원대 아래에서 구매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달 A클래스 세단과 쿠페 모델인 CLA를 함께 내놓았다. 기존 A클래스는 해치백 모델만 판매했는데 세단 모델을 추가한 것이다. A클래스 세단은 기존 해치백보다 전장(길이)이 130㎜ 길어져 실내 공간이 더 여유로워졌다. 벤츠의 A클래스 세단은 BMW의 118d와, CLA는 BMW 2시리즈 그란 쿠페와 경쟁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에서는 올 상반기 소형 SUV 티록을 내놓을 계획이다. 아우디도 티록과 같은 플랫폼으로 제작한 소형 SUV Q2 모델을 올해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불모터스는 올 2분기 순수 전기 SUV인 푸조 e-2008을, 3분기에는 해치백 전기차인 e-208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