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퍼스, 이사회·3자 연합 양측 제안 모두 반대
좋은기업硏 "조원태 회장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반대"(종합)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0일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며 사실상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줬다.

연구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진칼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연구소는 기업가치 훼손 경력 등의 이유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 입장을 냈다.

연구소는 "대한항공과 한진정보통신의 등기이사로 재직하며 대한항공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개인적 이익을 얻거나 한진정보통신의 사업 기회를 유용한 경력이 있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에서 분할된 지주회사 한진칼의 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진칼은 지주회사로서 조 회장이 등기이사를 겸직 중인 대한항공에서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매년 약 300억원의 매출을 얻고 있다"며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등기이사를 겸직할 경우 향후 이해 상충의 위험이 있다"고 반대 사유를 밝혔다.

또 연구소는 이사회가 제안한 임춘수 후보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임 후보의 다른 회사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점을 볼 때 업무 충실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함철호 후보를 기타 비상무 이사로 선임하는 3자 연합의 주주 제안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함 후보가 항공경영 종합 컨설팅 회사인 스카이웍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며 이해 상충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7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해 주총에서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 내용도 엇갈리고 있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마찬가지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대신지배구조연구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찬성을 권고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과 3자 연합이 내세운 김신배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의결권정보광장(vip.cgs.or.kr)에 따르면 캘퍼스는 한진칼 주총과 관련해 양쪽이 내놓은 총 11개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한진칼 정기 주총과 관련해 해외 연기금 가운데 사전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시한 곳은 캘퍼스가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