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후보가 한 지지자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 오세훈 미래통합당 서울 광진을 후보가 자양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후보가 한 지지자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 오세훈 미래통합당 서울 광진을 후보가 자양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추미애가 5선을 하면서 광진구 발전에 기여한 게 뭐가 있습니까. 이번엔 오세훈을 찍으려고 했는데, 추미애 대신 고민정이 나오니 또 고민이 되네요.”

지난 18일 서울 자양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4·15 총선과 관련해 광진을 지역구의 민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광진을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미래통합당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차세대 정치 신인’ 대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행정가’로 맞붙는 곳이다. 고 후보는 “저는 구의원부터 구청장, 시의원, 그리고 서울시장과 정부 부처까지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번 선거는 ‘경륜과 무경험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고 후보는 자양동 자양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오전 선거운동에 나섰다. 청와대 출신인 고 후보는 ‘당·정·청과의 원(one)팀’을 선거 구호로 적극 내세웠다. 고 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한 주민은 “최대 현안이 지역 개발인데 고 후보가 여당 소속이고,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기도 하니 힘 좀 쓸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고 후보도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건 주거 환경 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누군가는 떠나야 하는, 땅을 밀고 뭔가를 새롭게 세우는 ‘황제식 개발’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개발을 해야 한다”며 “도시재생과 전통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정치인’을 고 후보의 장점으로 꼽는 주민도 있었다. 주민 김모씨는 “고 후보가 뭔가 역동적으로 할 수 있는 나이라는 점이 끌린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광진 사람 고민정’이라고 쓰여 있는 홍보물을 나눠주며 지역 연고를 내세웠다. 고 후보는 초등학교를 광진구에서 졸업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고, KBS 아나운서 재직 시절에도 광진구에서 2~3년 살았다. 고 후보는 오 후보가 2016년 총선에서 종로 지역구 낙선 후 작년 초부터 광진에서 활동한 것을 지적하며 “최근 거주한 경험이 없을 뿐 광진이 어떤 지역인지는 제가 더 잘 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 후보가 찾은 곳은 자양전통시장이었다. 그는 주민들에게 ‘경륜’과 ‘인물’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광진을의 최대 과제는 아이 키우기 좋은 주거·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갈등 조정 능력 등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울시장 등 경험이 풍부한 제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당·정·청과의 원팀’을 강조하는 고 후보에 대해서는 “허무한 얘기”라며 “그런 발상이 경험 부족을 방증한다. 믿을 건 본인의 능력과 노하우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2년 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고민정이라는 정치인에게 국민이 관심이나 있겠나”라고도 했다. 오 후보와 마주친 주민 문모씨는 “지역 발전을 위해 이번에는 행정 경험이 있는 오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자양전통시장을 둘러본 뒤 간담회를 열어 상인들을 만났다. 상인회 회장인 박모씨는 “고 후보가 간담회를 열었을 때보다 두 배 많은 사람이 왔다”며 “그동안의 행보를 봤을 때 지역 경제를 살릴 능력이 더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 후보는 ‘보수 잠룡’ 중 한 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 캠프에서 대권 얘기를 하면 용납 안 한다”며 “오직 광진에만 초점을 맞춘 선거운동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성상훈/김소현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