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크루즈선에서 또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했다. 일본, 미국, 호주 등에 이어 이번에는 프랑스에 정박한 크루즈선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2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마르세유에 지난 19일 입항한 크루즈선 '코스타 루미노사'호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승객과 승무원 75명을 상대로 검사한 결과 36명이 양성으로 나타났다. 이 크루즈선에는 승객 1421명이 타고 있었으며 마르세유에 정박한 후 639명이 배에서 내렸다.

하선한 미국인 235명과 캐나다인 77명은 버스를 이용해 마르세유공항에 도착한 뒤 미국 애틀랜타행 항공편에 탑승했다. 이 가운데 5명은 호흡기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인 187명은 버스 등을 이용해 귀가했다.

코스타 루미노사는 세계 최대 크루즈업체 카니발의 이탈리아 계열사인 코스타크루즈 소속 선박이다.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서 최종 목적지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향해 출발했다. 출항 며칠 후 푸에르토리코에서 내린 승객 두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령 카나리제도 테네리페에서도 건강이 나빠진 승객 네 명이 하선했다.

코로나19 의심 환자 발생에도 항해를 계속한 코스타 루미노사는 프랑스 마르세유 정박을 앞두고 탑승자 75명이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다고 마르세유 당국에 보고했다. 이에 마르세유 항구에 정박한 채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졌고, 의심 증세를 보인 75명 중 절반에 가까운 36명이 양성으로 진단됐다.

앞서 지난달 일본 요코하마에 입항한 프린세스크루즈 소속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지금까지 700여 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8명이 사망했다.

이달 초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미국 하와이로 향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샌프란시스코로 귀항했다. 현재까지 이 배에 탔던 2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승객 2000여 명은 미 공군기지 등으로 격리 조치됐다.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하선한 '루비 프린세스'호에서도 최소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프린세스크루즈는 잇단 코로나19 발병에 지난 13일부터 5월10일까지 60일간 자사가 보유한 18척의 모든 크루즈 운항을 자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