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 민주당 지지자 노리는 열린민주당
시민당, 조국 지지 작가 공관위원장 선출
"누가 더 '민주당스러운가'를 두고 싸우는 상황"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4·15 총선 범여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공동대표(왼쪽)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1차 당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시민당 조민행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범여권 정당들 내부에서 '선명성'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親) 조국 세력을 기반으로 한 이들과 손을 잡아 더불어시민당(시민당)을 출범시켰으며 열린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수호' '검찰개혁'을 일성으로 내세우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열린민주당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해당 기자회견에서 핵심 키워드는 '문재인 정부 수호'와 '검찰개혁'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공식적으로 나선 첫 행보였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촛불 시민이 만든 문재인 정부는 매일매일 새로운 역사를 일궈가고 있다"면서 "촛불 시민들의 뜻을 이루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최 전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인턴 경력 증명서를 허위로 제출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인사다.

'조국의 남자'로도 알려진 황희석 전 법무부 국장은 "지난해 조국 사태는 정확하게 규정을 하자면 검찰의 쿠데타"라면서 "(검찰을) 올해 안에 정리하겠다"라고 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개혁 분야에 대해 다시 한번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후보자 면면 또한 '열성'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환호를 받는 모양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두고 '열벤져스(열린민주당+어벤져스)'라고 칭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시민당은 앞서 지난 21일 소설가 정도상 씨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지지 작가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시민당의 모태 '시민을위하여'가 조 전 장관 수호를 외쳤던 친문(親文) 조직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주축이었던 만큼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범여권 정당의 정당득표율 경쟁 키워드는 선명성이 된 모양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시민당과 열린민주당 모두 중도층보다는 집토끼(지지자) 중심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이라며 "누가 더 '민주당스러운가'를 갖고 싸우는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다소 중도화된 모습, 부자 몸 사리기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비례 정당들은 정반대 행보를 무기로 내세운 상황"이라며 "문제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시민당 뒷순위로 가는 만큼 이에 대한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이 열린민주당을 선택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열린민주당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을 진행한 가운데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