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가족을 제외한 2인이 초과하는 모임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사실상 모든 사회적 활동을 금지시킨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신종 코로나감염증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메르켈 총리는 22일(현지시간) TV를 통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공공장소에서 2인 넘게 모이는 모임을 향후 2주 동안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족끼리 모이는 것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전했다. 독일은 먼저 2주 동안 해당 조처를 시행한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아울러 이날부터 독일 내 비핵심 사업장의 운영을 중단하도록 조치한다고 밝혔다. 식당은 문을 열지만 배달과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회사 출근과 같은 업무와 관련된 활동은 허용된다. 다만 독일 정부는 모든 시민이 각자에게서 1.5m 이상씩 떨어져 지내기를 권고했다.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현재로선 우리 자신의 '행동'이 최선의 치료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서로 접촉을 피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의 말을 신뢰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후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지난 20일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맞았는데 이를 접종한 의사가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으나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터지고 사회적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 건 독일뿐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는 10명 이상이 한꺼번에 한 장소에 모이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했다. 터키는 지난 21일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통행 금지 조처를 내놓기까지 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