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폭풍… 'P4G 정상회의' 'ADB연차총회' 등 국제회의 줄줄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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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월 말 국내서 열기로 했다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 '가닥
행사 준비하던 마이스 업계 다시 '망연자실'
행사 준비하던 마이스 업계 다시 '망연자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고가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매머드급 국제회의까지 집어삼켰다. 코로나19 사태가 3월까지 진정된다면, 5~6월 행사는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업계는 또 다시 '패닉'에 빠졌다.
미주, 유럽 등 세계 전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감안할 때 전면 취소 가능성도 여전하다.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일정이 연기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다음 수순은 취소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6월 예정 'P4G 정상회의' 무기한 연기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열릴 예정인 '2020년 P4G 정상회의'가 잠정 연기됐다. 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지난주 P4G 사무국과 정상회의를 잠정 연기하기로 하고 후속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P4G 정상회의(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는 12개 회원국 정상이 참여해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파리협정 등 주로 환경 관련 글로벌 이슈를 주제로 다루는 국제회의다. 식량과 물,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 농업 등의 문제를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 민관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2년 주기로 열리는 1차 정상회의는 지난 2018년 P4G 사무국이 있는 덴마크에서 열렸다.
2020년 P4G 정상회의는 오는 6월 29, 30일 이틀 동안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개최 계획을 밝힌 직후 본격적인 개최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기획단은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 덴마크, 네덜란드 등 12개 회원국 정상과 각료급 인사, 국제기구와 기업 관계자 등 1000여명이 넘는 주요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P4G 정상회의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정상회의 잠정 연기와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ADB 연차총회 5월에서 9월로 연기
제53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도 올 9월로 일정 연기가 결정됐다. 기획재정부와 인천광역시 등은 23일 ADB 측과 협의해 5월 2~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ADB 연차총회를 9월 18~21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ADB는 지난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자투표 방식을 통해 총회 일정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은 모든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검역과 방역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시기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국제회의기획사(PCO) 등 마이스 업계는 국내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ADB 연차총회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제한, 여행금지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이 늘고 행사 준비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총회가 매년 열리는 행사라는 점도 취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기재부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통한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경제 활성화 등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취소가 아닌 연기로 결정했다"며 행사 장소와 내용은 당초 예정됐던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연차총회는 68개 ADB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5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개최 도시인 인천시는 인천관광공사를 중심으로 총회 기간에 맞춰 아시아 청년(Youth) 포럼 등 부대행사를 준비 중이다.
설마 했던 마이스업계 '망연자실'
P4G 정상회의와 ADB 연차총회 등 상반기를 대표하는 초대형 국제행사의 잇단 연기 소식에 마이스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전시·박람회에서 시작된 코로나발(發) 연기·취소 사태가 4~6월 성수기를 앞둔 컨벤션 시장으로 번지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어서다.
그나마 굵직한 국제행사가 연기로 결정되면서 한숨 돌렸지만 늘어난 인건비와 운영비로 돈줄이 말라 버릴 상황에 처했다. 행사를 수주받은 국제회의기획사에서 시작해 회의장과 각종 장비임대, 디자인, 의전, 인쇄, 통역 등 서비스회사로 이어지는 돈줄이 매마르면서 업계 전체에 도미노 도산공포가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마이스업계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상당수 행사들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업계 추산 피해만 최소 6000억~7000억 원에 이른다.
무기한 연기가 결정된 P4G 정상회의와 ADB 연차총회는 행사 개최 비용만 50억원 규모다. 개최 도시에서 준비한 부대행사, 국내외 행사 참가자가 직접 내는 숙박, 식사, 교통, 관광 등을 포함하면 예산 규모,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생각하면 피해는 수백, 수천억 원에 육박한다.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연기가 취소보다 낫지만 늘어난 인건비와 운영비 등 피해가 적지 않다"며 "연기된 행사들이 일정이 겹칠 경우 물리적으로 진행이 어려워 제2의 피해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미주, 유럽 등 세계 전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감안할 때 전면 취소 가능성도 여전하다.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일정이 연기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다음 수순은 취소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6월 예정 'P4G 정상회의' 무기한 연기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열릴 예정인 '2020년 P4G 정상회의'가 잠정 연기됐다. 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지난주 P4G 사무국과 정상회의를 잠정 연기하기로 하고 후속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P4G 정상회의(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는 12개 회원국 정상이 참여해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파리협정 등 주로 환경 관련 글로벌 이슈를 주제로 다루는 국제회의다. 식량과 물,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 농업 등의 문제를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 민관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2년 주기로 열리는 1차 정상회의는 지난 2018년 P4G 사무국이 있는 덴마크에서 열렸다.
2020년 P4G 정상회의는 오는 6월 29, 30일 이틀 동안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개최 계획을 밝힌 직후 본격적인 개최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기획단은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 덴마크, 네덜란드 등 12개 회원국 정상과 각료급 인사, 국제기구와 기업 관계자 등 1000여명이 넘는 주요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P4G 정상회의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정상회의 잠정 연기와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ADB 연차총회 5월에서 9월로 연기
제53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도 올 9월로 일정 연기가 결정됐다. 기획재정부와 인천광역시 등은 23일 ADB 측과 협의해 5월 2~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ADB 연차총회를 9월 18~21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ADB는 지난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자투표 방식을 통해 총회 일정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은 모든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검역과 방역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시기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국제회의기획사(PCO) 등 마이스 업계는 국내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ADB 연차총회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제한, 여행금지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이 늘고 행사 준비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총회가 매년 열리는 행사라는 점도 취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기재부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통한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경제 활성화 등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취소가 아닌 연기로 결정했다"며 행사 장소와 내용은 당초 예정됐던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연차총회는 68개 ADB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5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개최 도시인 인천시는 인천관광공사를 중심으로 총회 기간에 맞춰 아시아 청년(Youth) 포럼 등 부대행사를 준비 중이다.
설마 했던 마이스업계 '망연자실'
P4G 정상회의와 ADB 연차총회 등 상반기를 대표하는 초대형 국제행사의 잇단 연기 소식에 마이스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전시·박람회에서 시작된 코로나발(發) 연기·취소 사태가 4~6월 성수기를 앞둔 컨벤션 시장으로 번지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어서다.
그나마 굵직한 국제행사가 연기로 결정되면서 한숨 돌렸지만 늘어난 인건비와 운영비로 돈줄이 말라 버릴 상황에 처했다. 행사를 수주받은 국제회의기획사에서 시작해 회의장과 각종 장비임대, 디자인, 의전, 인쇄, 통역 등 서비스회사로 이어지는 돈줄이 매마르면서 업계 전체에 도미노 도산공포가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마이스업계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상당수 행사들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업계 추산 피해만 최소 6000억~7000억 원에 이른다.
무기한 연기가 결정된 P4G 정상회의와 ADB 연차총회는 행사 개최 비용만 50억원 규모다. 개최 도시에서 준비한 부대행사, 국내외 행사 참가자가 직접 내는 숙박, 식사, 교통, 관광 등을 포함하면 예산 규모,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생각하면 피해는 수백, 수천억 원에 육박한다.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연기가 취소보다 낫지만 늘어난 인건비와 운영비 등 피해가 적지 않다"며 "연기된 행사들이 일정이 겹칠 경우 물리적으로 진행이 어려워 제2의 피해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