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직원들이 23일 국산화에 성공한 가스터빈 기동장치를 제어하고 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직원들이 23일 국산화에 성공한 가스터빈 기동장치를 제어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그동안 미국 일본 등 외국제품에 의존하던 가스터빈 핵심설비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내 관련 시장 규모는 연간 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전은 23일 가스터빈 기동장치를 발전 자회사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상업운전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가스터빈 기동장치는 회전운동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터빈이 초기에 일정 속도에 도달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미국 GE, 스위스 ABB, 일본 TMEIC 등 해외 제작사들이 주로 제작했다. 국내 발전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한전은 가스터빈 기동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를 확보한 뒤 기동장치 설계를 수행했다. 두산중공업은 한전의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기동장치 제작을 맡았다.

모의 실험 설비를 활용해 성능시험까지 마친 기동장치는 올 1월에 한국중부발전 보령복합발전소에 설치돼 2개월간 시험을 진행했다. 전력거래소가 요구하는 기동소요 시간을 만족해 이달부터 본격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한전 관계자는 "가스터빈 기동장치를 국산화함으로써 해외 제작사보다 신속하게 발전사의 유지보수 요청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발전 환경에 맞는 시스템 개선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의 발전자회사 5곳이 운영하는 기동장치는 현재 총 26기다. 노후화 정도에 따라 2025년까지 5기를 국산화 기술로 교체할 계획이다.

석탄화력 사용률이 감소하고 가스발전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가스터빈 기동장치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가스터빈 기동장치의 국내 시장 규모를 연간 1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시장 규모는 2026년 8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