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만남·북콘서트·출간 취소…코로나19에 출판·문학계도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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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출판계와 문학계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지난달 이후 공공도서관 등에서 주최하는 작가들의 강연과 신간 홍보의 주요 창구였던 ‘독자와의 만남’이나 북콘서트와 같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되면서다. 강의료로 수입을 올리던 작가들의 일감이 뚝 끊겼고, 각종 행사 취소로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출판사들은 신간 출간을 연기하고 있다. 제2회 한경 신춘문예에서 장편소설 부문 당선자인 김의경 작가는 “지난달 이후 잡혔던 외부 강연 세 건이 모두 취소·연기됐다”며 “대구에서 예정된 강연은 사실상 올해 안에 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북콘서트를 모두 취소한 온라인서점 예스24는 이달 말까지 중고서점에서 할 예정이던 북토크 행사까지 모두 취소했다. 민음사도 작가별로 평균 1~2회 열던 북토크, 독자와의 만남 등 출간 기념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민음사 계열 출판사인 사이언스북스는《식물》출간을 기념해 번역자이자 식물 전문가인 박원순 씨의 특강을 두 차례 기획했다가 유튜브 강연으로 바꿨다. 한 소설가는 “매달 평균 5~6개가량 들어오던 기업 강연이 전부 취소됐다”며 “비창작활동 기간 생활비를 충당하고 발표된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데 코로나19로 모두 취소되면서 타격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각종 오프라인 행사에 마케팅을 집중해 온 중소출판사들은 속속 신간 출간을 연기하고 있다. 북레시피는 이달 초 내놓을 국내 및 해외 신간 두세 권의 출간 일정을 다음달 초로 미뤘다. 김요안 북레시피 대표는 “당초 신학기 기간에 맞춰 중·고등학생 학습법과 관련한 노하우를 담은 책을 출간할 예정이었다”며 “저자가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인 대구에 있는 데다 전국 학교 개학 연기와 학원 폐쇄로 홍보가 어려워 결국 책 출간 계획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허클베리북스는 이달과 다음달 총 네 권을 출간하려던 계획을 5월 이후로 모두 미뤘다. 반기훈 허클베리북스 대표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면서 서점에서 책을 사는 인원이 크게 줄어든 걸 체감해 다음달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기 어려워졌다”며 “5월은 돼야 계획했던 출판물들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원화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 작가 섭외 및 계약과 관련해 출판사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반 대표는 “달러화 및 엔화 강세로 해외 작가에게 저작료를 지급해야 할 금액이 크게 커지면서 계약을 미루고 이미 체결한 계약은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학계도 마찬가지다. 3월은 국내 신간 기대작들이 쏟아지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가뭄’ 수준이다. 문학동네는 일부 시집과 에세이 등을 제외하곤 이달 출간한 19종 가운데 국내 소설은 없었다. 민음사도 이달 들어 출간된 신간 대부분은 국내외 시집과 조지 오웰 관련 책 등이었고, 국내 소설은 한 권도 없었다. 창비도 이달 들어 어린이·청소년 서적들은 많이 출간했지만 국내 소설가의 작품은 없다. 국내 신작 가뭄 여파로 현재 주요 서점가 문학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데미안》《작은 아씨들》《페스트》등 최근 이슈가 된 고전 명작들과 출간한 지 1년 이상 된 구간들이 상위권을 점령한 상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23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북콘서트를 모두 취소한 온라인서점 예스24는 이달 말까지 중고서점에서 할 예정이던 북토크 행사까지 모두 취소했다. 민음사도 작가별로 평균 1~2회 열던 북토크, 독자와의 만남 등 출간 기념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민음사 계열 출판사인 사이언스북스는《식물》출간을 기념해 번역자이자 식물 전문가인 박원순 씨의 특강을 두 차례 기획했다가 유튜브 강연으로 바꿨다. 한 소설가는 “매달 평균 5~6개가량 들어오던 기업 강연이 전부 취소됐다”며 “비창작활동 기간 생활비를 충당하고 발표된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데 코로나19로 모두 취소되면서 타격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각종 오프라인 행사에 마케팅을 집중해 온 중소출판사들은 속속 신간 출간을 연기하고 있다. 북레시피는 이달 초 내놓을 국내 및 해외 신간 두세 권의 출간 일정을 다음달 초로 미뤘다. 김요안 북레시피 대표는 “당초 신학기 기간에 맞춰 중·고등학생 학습법과 관련한 노하우를 담은 책을 출간할 예정이었다”며 “저자가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인 대구에 있는 데다 전국 학교 개학 연기와 학원 폐쇄로 홍보가 어려워 결국 책 출간 계획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허클베리북스는 이달과 다음달 총 네 권을 출간하려던 계획을 5월 이후로 모두 미뤘다. 반기훈 허클베리북스 대표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면서 서점에서 책을 사는 인원이 크게 줄어든 걸 체감해 다음달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기 어려워졌다”며 “5월은 돼야 계획했던 출판물들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원화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 작가 섭외 및 계약과 관련해 출판사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반 대표는 “달러화 및 엔화 강세로 해외 작가에게 저작료를 지급해야 할 금액이 크게 커지면서 계약을 미루고 이미 체결한 계약은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학계도 마찬가지다. 3월은 국내 신간 기대작들이 쏟아지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가뭄’ 수준이다. 문학동네는 일부 시집과 에세이 등을 제외하곤 이달 출간한 19종 가운데 국내 소설은 없었다. 민음사도 이달 들어 출간된 신간 대부분은 국내외 시집과 조지 오웰 관련 책 등이었고, 국내 소설은 한 권도 없었다. 창비도 이달 들어 어린이·청소년 서적들은 많이 출간했지만 국내 소설가의 작품은 없다. 국내 신작 가뭄 여파로 현재 주요 서점가 문학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데미안》《작은 아씨들》《페스트》등 최근 이슈가 된 고전 명작들과 출간한 지 1년 이상 된 구간들이 상위권을 점령한 상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