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높아 코로나 타격 커"
S&P는 23일 아시아태평양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재조정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1.1%에서 -0.6%로 낮췄다. 지난 6일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1%로 내린 지 2주 만이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뿐이다.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올해 한국 성장률이 1.4%, 피치는 0.8%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들도 조만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대유행(팬데믹) 선언을 한 뒤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람 간 접촉을 막기 시작하면서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며 “미국과 유럽을 상대로 한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인 한국으로선 추가적인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S&P에 따르면 2018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유럽 대상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2%다.
S&P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1.0~1.5%에 그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로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아·태지역의 올해 경제적 손실은 2주 전 예상했던 2110억달러(약 250조원)의 세 배 수준인 6200억달러(약 791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반영해 아·태지역 성장률 전망치도 4.0%에서 2.7%로 낮췄다.
주요 국가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떨어뜨렸다. S&P는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2.9%로 낮췄다. 홍콩(-1.7%), 일본(-1.2%), 싱가포르(-0.8%)는 한국처럼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