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위반자 신고할 '핫라인' 운영…의료계, 외출 자제 운동 펼쳐 해외에서 역유입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로 인해 비상이 걸린 홍콩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의 입경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경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대책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은 홍콩 입경이 전면적으로 금지되며, 홍콩을 경유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 조치는 25일부터 14일 동안 시행되며, 이후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해외에서 역유입되는 코로나19 사례가 급증하면서 홍콩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14일 자가 격리를 명령했는데, 이번 대책은 여기서 더 나아가 모든 외국인 관광객의 입경을 전면 금지했다.
홍콩 거주자와 중국 본토인, 마카오인, 대만인의 입경은 허용되지만, 이들은 입경 즉시 14일 자가격리에 처하게 된다.
또한, 최근 해외여행을 한 중국 본토인과 마카오인, 대만인은 입경이 아예 금지된다.
자가격리 명령을 어기면 최대 2만5천 홍콩달러(약 410만원) 벌금과 징역형에 처하게 되는데, 홍콩 정부는 위반자를 신속하게 기소할 방침이다.
홍콩 정부는 자가격리 위반자를 신고할 핫라인도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 19일부터 홍콩에 들어오는 사람은 일평균 6천700여 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모두 자가격리 대상이 된다.
홍콩 정부는 법규를 개정해 홍콩 내 8천600여 곳에 달하는 술집, 식당, 클럽 등의 술 판매도 금지할 방침이다.
홍콩 정부의 이와 같은 초강경책 시행은 코로나19 해외 역유입이 급증하는 데다, 유흥가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잇따르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날 홍콩 내에서는 3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 수가 356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이날 발생한 39명의 신규 확진자 중 30명은 최근 외국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해외 역유입' 사례로 추정된다.
특히 이날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 중에는 홍콩 국제공항에서 입경자를 대상으로 방역 작업을 하던 여성 의사 1명도 포함됐다.
그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홍콩 내 의사 중 3번째 확진자가 된다.
더구나 홍콩 국제공항에서 방역 작업을 하던 또 다른 의사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날 발생한 확진자 중에는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승무원과 매니저, 3명의 가사 도우미 등도 있었다.
최근 홍콩 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사회적 경계심이 느슨해지면서 유흥가를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도 잇따랐다.
최근 발생한 신규 확진자 중 11명은 홍콩 최대 유흥가인 란콰이퐁 지역의 술집, 식당, 헬스클럽 등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의료계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홍콩인들이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외출하거나 모임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은 이러한 자세로 과연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