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밑도는 노·도·강까지…집값 하락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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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불확실성 커져
12·16 이후 1~2월 상승 멈추고
수천만원 낮춘 급매물 속출
12·16 이후 1~2월 상승 멈추고
수천만원 낮춘 급매물 속출

노원 ‘청구3차’ 6500만원↓

강북구 ‘삼성래미안트리베라2차’ 전용 84㎡는 2일 7억9500만원에 거래돼 2월 찍은 최고가(8억1100만원) 대비 소폭 떨어졌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주엔 7억5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원구에서는 1월 4억원에 거래된 ‘상계주공 16단지’ 전용 59㎡가 이달 6일 3억6300만원에 거래됐다. 학원가가 조성된 은행사거리 인근 ‘청구3차’ 전용 84㎡도 1월(9억9000만원) 대비 6500만원 낮은 9억2500만원에 지난 2일 새주인을 찾았다. 저층(2층)이지만 1월 3층 매물이 9억48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매매값이 낮아졌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1~2월 매수 문의가 많았다가 이달 들어선 상담 문의가 절반 넘게 줄었다”며 “예전처럼 집주인이 가격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뒤 거래 끊겨”
이들 지역은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다. 강북구 아파트값(한국감정원 기준)은 올해 0.81% 상승했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노원구와 도봉구도 각각 0.80%, 0.57% 올랐다. 일부 단지는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12·16 대책의 풍선효과로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매수세가 쏠린 영향이다. 9억원 이하 아파트는 12·16 대책 이후에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유지됐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해도 9억원 이하여서 전세대출금이 회수되지 않아 ‘갭투자자’가 대거 모였다.
여기에 최근 강남권과 마용성 아파트값이 2억~5억원씩 떨어진 상황도 매수세를 더 위축시켰다. 2018년 8월 입주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전용 112㎡는 지난달 20일 25억5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1월(30억4000만원) 대비 3개월 만에 5억원 넘게 빠졌다.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는 이달 4일 1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달(16억3000만원)보다 2억원 떨어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 91.8을 기록하며 23주 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 100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경제가 망가지면 2008년보다 집값 하방 압력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양길성/구민기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