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생당 의원은 24일 “당이 반(反) 호남주의, 반 개혁주의로 가고 비례대표와 관련해 밥그릇 챙기기 싸움만 한다면 민주평화당 세력은 민생당에서 철수하겠다”고 사실상 합당 철회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전라북도의회에서 연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민생당의 존재 이유는 호남 출신 의원들이 개혁의 견인차가 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 지도부의 행태는 반 개혁적이며 이를 바꾸지 않으면 민생당이 존립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반 호남주의와 반 개혁주의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민주평화당 세력은 총선 전에라도 탈당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생당은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합당한 정당이다. 정 의원은 민생당 합류 전 민주평화당 대표를 지냈다. 민생당은 최근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참여를 놓고 계파끼리 충돌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정 의원은 “당의 혼란을 보면서 민주평화당 출신인 조배숙, 김광수, 황주홍 의원 등도 고뇌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결국 노선과 정체성이 제일 중요하다”며 “오직 전북의 발전을 위해, 개혁의 승리를 위해 당의 변화를 기대하며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역구인 전북 전주병에서 5선에 도전하고 있다.

정 의원은 “민주평화당에서 다당제 정치 시대를 열기 위해 선거제 개혁에 온 몸을 던졌지만 참담하게 선거제 개혁은 실패했다”며 “보수 야당의 꼼수 정당으로 선거제 개혁은 수렁에 빠져버렸다”고 했다. 이어 “이를 모방한 집권여당의 제2의 위성 정당이 출범하면서 다당제 길은 막혀버렸고 결국 양당제만 더욱 강화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