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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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분쟁'으로 불리며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요 안건을 놓고 표대결을 벌일 예정이던 한진칼의 주가가 24일 폭락했다.

한진칼은 이날 장중 한때 9%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장막판 법원으로부터 들려온 소식에 하락 반전,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26.93% 빠진 채 거래를 끝냈다. 고점 대비로는 35% 이상 미끄러졌다.

주총을 불과 3일 앞두고 이렇게 주가가 빠진 이유는 법원에서 '주가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한진그룹과 경영권 다툼을 예고했던 3자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주총 시 의결권 행사 범위와 관련해 요청한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된 것이다.

법원은 또 반도건설이 보유 중인 지분 8.2% 가운데 3.2%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표대결에서 3자연합이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부장판사)는 반도건설 측이 한진칼을 상대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반도건설은 늦어도 권홍사 회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임원 선임을 마지막으로 요구한 작년 12월16일부터는 경영 참가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됐음이 미뤄 판단된다"며 "그로부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의 변경 보고를 할 의무가 있는데도 (반도건설은) 고의나 중과실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반도건설이 보유한 주식 중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5%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했다.

3자주주연합은 당초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8.20%)의 지분을 합해 31.98%를 확보했었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이들 지분은 28.78%로 내려앉게 됐다.

KCGI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의 의결권(3.79%) 행사를 금지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법원은 기각 사유를 내놨다. 조원태 회장과 특수관계인 또는 공동보유자에 해당한다는 3자연합의 주장과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한항공 자가보험은 한진칼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찬반을 임직원이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불통일행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사우회 역시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해 주총 안건별로 찬반 의견을 투표하도록 한 상태다. 다만 사내에서 조 회장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사실상 자가보험과 사우회의 의결권 3.79%는 조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조 회장 측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22.45%인데 여기에 델타항공 보유지분(10.00%) 카카오(1.00%)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 지분(3.79%) 등 백기사 지분을 합하면 총 37.49%로 집계된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향방도 중요해졌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