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숙 가재울5구역 조합장 "강남보다 멋진 강북 아파트…고급화로 승부걸었죠"
“강남보다 멋진 강북 아파트를 짓는 게 목표였습니다. 추가 공사비가 들어갔지만 가재울뉴타운의 명품 아파트가 만들어져 입주민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김희숙 가재울5구역 재개발조합장(사진)은 “강북 아파트는 이만하면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며 “국내 최초 기술을 대거 받아들인 이유”라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5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DMC루센티아는 997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지어졌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했다.

래미안DMC루센티아에는 다른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시설이 많다. 어린이 놀이터에 설치된 실외 먼지 저감장치가 대표적이다. 독일 만앤휴멜사가 개발한 이 장치는 10~30% 정도의 미세먼지 저감 능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이 자체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시스템 ‘홈큐브’도 도입했다. 각 가구 현관에 지문인식, 안면인식 등 스마트 기술을 적용했다.

분양 후에도 단지 고급화를 위해 60억원을 공사비로 추가 투입했다. 모든 가구에 음식물처리기를 설치하고, 1단지와 길 건너 지어지는 2단지의 연속성을 위해 고급 벽돌 외관을 적용했다. 조합원들도 추가 투자를 하면 그만큼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이런 단지 고급화에 김 조합장의 손길이 닿아 있다. 전업주부였던 그는 재개발조합 추진위원회 총무를 시작으로 15년 동안 조합 일을 맡아왔다. 그는 “건설 쪽 경력은 전혀 없지만 내 집을 짓는 만큼 자재 하나, 조명 하나, 디자인 하나하나 주부 마인드에서 꼼꼼하게 살펴봤다”며 “특히 단지 조경은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래미안DMC루센티아는 단지 내 조경 구역을 A·B·C로 나눴다. 구역마다 분위기에 맞게 나무를 배치했다. 김 조합장은 좋은 나무를 찾기 위해 여러 차례 지방에 내려갔다. 단지 중심에 배치한 반송은 삼고초려의 공을 들여 갖고 왔다. 지난 1월 사전점검에서 입주민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부분이 조경이었다. 그는 “조경을 하기 위해 서울 강남북은 물론 전국의 고급 단지를 모두 둘러봤다”며 “그 덕분에 단지 조경이 호텔이나 리조트 같다는 말을 듣는다”고 했다.

단지 이름에도 김 조합장의 아이디어가 들어갔다. 래미안DMC루센티아(lucentia)는 은은하게 빛난다는 의미를 지닌 ‘루센트(lucent)’와 중심을 뜻하는 ‘센터(center)’, 휘장을 나타내는 ‘인시그니아(insignia)’를 결합한 단어다. ‘강북 뉴타운의 대표 단지에서 누리는 빛나는 라이프’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 조합장은 “‘모든 입주민이 100% 만족하긴 어려울 테지만 래미안DMC루센티아에 산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