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만난 은행 직원 서비스, 기분 좋으셨나요?”

신한은행이 영업점 창구 직원의 서비스를 카카오톡으로 곧바로 평가하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은행권에서 실시간 모바일 직원 평가가 도입되는 것은 처음이다. 그날 다녀간 고객의 ‘경험’이 직원 점수의 기준이 되는 새로운 방식이다.

1~5점 실시간 평가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부터 새 고객만족(CS) 평가인 ‘굿서비스 경험 조사’를 시작한다. 영업점 방문 고객이 모바일 설문을 통해 그날 만난 직원의 서비스에 점수를 매기는 ‘경험 평가’ 방식이다. 조사 대상은 영업점 창구를 찾은 모든 고객(휴대폰 수신 동의 시)이다.

고객이 창구 업무를 본 뒤 2시간 내에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설문 링크를 발송한다. 설문을 열어 “나는 OO 지점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좋은 서비스를 경험했다”는 항목에 원하는 점수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1점(bad)부터 5점(good)까지 점수를 줄 수 있다. 5점을 선택하면 서술형 창이 열린다.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을 칭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피드백은 해당 직원에게 상시 공유된다”며 “고객을 배려하는 직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서비스가 미흡한 직원은 분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 조사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도 작성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요원이 창구를 방문해 서비스 점수를 매기고 분석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하는 방식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타행 영업점과 비교한 결과도 따로 제공할 예정이다. 영업점마다 이를 근거로 서비스 개선 방안을 모색하자는 의미다.

“새 시대에 맞는 고객경험 조사 필요”

새로운 경험 조사 방식을 도입한 데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진 행장은 취임 후 ‘직원 평가는 일률적인 기준 대신 고객 경험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핵심평가지표(KPI)에서 CS 평가 항목을 없앴다. 새 평가는 고객이 실제 느낀 ‘경험’을 기초로 점수가 매겨진다. 고객의 요구(needs)를 신속히 파악하고 이에 맞춘 서비스를 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간이 없는 고객은 신속한 업무 처리에, 대출이 필요한 고객은 최적 금리의 상품에 주안점을 두듯 모든 고객의 니즈가 다르다”며 “KPI에는 반영하지 않지만 각 개인에게 맞는 긍정적인 서비스 경험을 제시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 평가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존 고객만족센터를 올해 초 굿서비스부로 개편하기도 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및 라임 사태 등 잇단 금융 사고 이후 소비자의 신뢰 회복에 골몰하고 있다. 고위험 상품 판매를 줄이고 KPI도 대부분 손질했다. 신한은행의 새 조사 방식은 고객의 만족도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무리한 상품 판매 관행 등을 자연스럽게 고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얼마나 상품을 많이 팔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정량 평가 대신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정성 평가로 직원 평가 방식이 바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