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있으면 길을 걸으면서도 옷을 살 수 있는 시대다. 수없이 많은 온라인 쇼핑몰과 전용 앱이 생겨났다 사라지고 있다. 그렇지만 패션 쇼핑몰이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인기가 높은 쇼핑몰은 따로 있다. 이들 쇼핑몰은 각 세대가 선호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노는 몰이 다르다…딸은 '소녀나라' 엄마는 '하프클럽' 이모는?
유행 따라 싼 옷 찾는 1020

중·고등학생들은 저렴하면서도 한 철 유행에 맞춰 입을 수 있는 옷을 많이 찾는다. 이 취향에 맞춰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쇼핑몰은 소녀나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여학생들에게 특화된 동대문표 쇼핑몰이다. 맨투맨 한 장에 1만~2만원가량. 휠라, 널디 등 10대 사이에서 인기 높은 브랜드도 입점해 선택지를 넓혀줘 인기다. 최근 입점한 챔피온은 10% 할인 행사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노는 몰이 다르다…딸은 '소녀나라' 엄마는 '하프클럽' 이모는?
육육걸즈는 피팅 모델 같은 몸매가 아니더라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여성들을 겨냥해 자리 잡은 쇼핑몰이다. 여기서 파는 옷은 쇼핑몰 이름대로 ‘66’ 사이즈 체형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다. 가격도 싸다. 대부분이 1만원대다. 취업준비생을 위해 ‘레이디라벨’ 상품 등을 내놓으며 소비층을 넓혀가고 있다. 육육걸즈 관계자는 “가격과 디자인뿐 아니라 오전에 입금하면 다음날 옷을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블리와 스타일쉐어도 빼놓을 수 없다. 두 곳은 수많은 개인 판매자들이 입점한 것이 특징이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셀럽 마켓 수천 곳의 상품을 각각 자체 앱에서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다른 회원들이나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소개하는 스타일링 팁도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트렌드와 명품 모두 잡는 2030

사회에 첫발을 디딘 20~30대는 브랜드 제품을 많이 찾는다.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국내 대표 패션 쇼핑몰 무신사는 국내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의 1만원대 티셔츠부터 구찌, 프라다 등 명품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무신사가 편집숍으로 시작해 다양한 브랜드가 강점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브랜드별로 타임세일과 클리어런스(재고) 할인 행사도 수시로 한다. 이달에는 반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 아이템을 최대 80% 할인하는 ‘스포츠 대전’을 26일까지, ‘슬랙스 기획전’을 29일까지 연다.

29CM와 W컨셉은 ‘나만 아는 브랜드’를 찾고 싶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하는 재미가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얘기다. 29CM는 남성들이 많이 찾고, W컨셉은 여성 회원의 비중이 높다는 게 차이점이다. 두 곳 모두 패션 쇼핑몰인 동시에 라이프스타일 상품까지 판매한다. 손목시계, 스킨케어 화장품, 가구, 보드게임, 블루투스 스피커도 살 수 있다. 현재 29CM는 봄 시즌 핸드백·구두 할인전을 열고 있다. W컨셉은 아이헤이트먼데이, 삭스어필 등 양말 전문 브랜드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노는 몰이 다르다…딸은 '소녀나라' 엄마는 '하프클럽' 이모는?
어린 아이를 둔 젊은 부모들 사이에선 보리보리의 인지도도 높다. 유아동복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다. 영·유아 패션 브랜드 4000여 개의 상품을 아이템별로 모아놨다. 베이비(0~2세), 키즈(3~8세), 주니어(9~17세) 등 나이대별로도 검색할 수 있다. 다이소에서 파는 생활용품을 비롯해 식품류, 학습 교구 등을 갖춰 간단한 장보기도 가능하다.

자녀 옷 함께 보는 4050 쇼핑몰

40대들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종합몰을 찾는 경우가 많다. 가격대는 약간 높지만 그만큼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쇼핑 좀 해봤다’는 중·장년층 사이에선 하프클럽이 인기다. 2001년 사업을 시작한 장수 쇼핑몰이라고 할 수 있다. 회원 수만 820만 명. 2000년대 초반 20대, 30대이던 이들이 나이를 먹고도 찾고 있는 쇼핑몰이다. 브랜드는 4000여 개가 입점해 있다. 하프클럽을 운영하는 트라이씨클의 권성훈 대표는 “젊어 보이고 싶은 60대들까지 잡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올해 설립 20년을 맞아 29일까지 매일 상품군별로 최대 90% 할인 행사를 연다.

10~20대 자녀와 함께 쇼핑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넓힌 업체들도 있다. 삼성물산 공식 쇼핑몰인 SSF샵은 빈폴, 에잇세컨즈 등 캐주얼 브랜드 제품을 최대 40%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더한섬닷컴은 약간 독특한 소비층을 두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 룩, 그 가운데 평범하지 않은 고급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더한섬닷컴을 많이 이용한다. 타임, 시스템 등 여성복 브랜드를 비롯해 타임 옴므, 시스템 옴므 등 한섬 계열의 남성복 라인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가격대가 높아 20대보다는 30대 이상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