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골드바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대한 투자 수요는 크게 증가한 반면 코로나19 확산에 금 제련 업체들의 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화장지처럼 사재기…골드바 품귀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미국, 유럽 등지에서 투자자들은 골드바와 금으로 만든 동전 등을 싹쓸이했다. 영국 금 거래 업체인 불리언바이포스트의 롭 할리데이스타인 창업자는 “이런 골드바 품귀 현상은 전례가 없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화장지 사재기’ 같은 대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금 제련업체가 공장 문을 닫으면서 제품 공급은 줄고 있다. 발캄비, 팜프, 아르고르헤레우스 등 유럽의 대형 금 제련 업체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이탈리아 국경과 맞닿은 스위스 티치노에 있다. 이곳에서는 최근 지방정부가 기업들의 생산 활동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대형 금괴 등은 HSBC, JP모간 등 글로벌 은행을 통해 어느 정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1㎏ 이하의 골드바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독일 귀금속 소매업체 데구사의 마르쿠스 크랄 최고경영자(CEO)는 “골드바 수요가 이전보다 다섯 배 정도 늘었다”며 “수요를 맞추기가 도저히 힘들다”고 말했다. 금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 9일에는 금 선물 가격이 트로이온스(약 31.1g)당 1700달러를 돌파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