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개 정당이 합당해 만들어진 민생당이 출범 한 달 만에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평화당계인 정동영 의원은 바른미래당계인 김정화 공동대표에게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국회부의장 출신인 4선 박주선 의원은 공천 탈락 위기에 놓였다.

정동영 민생당 의원은 24일 “당이 반(反)호남주의, 반개혁주의로 가고 비례대표와 관련해 밥그릇 챙기기 싸움만 한다면 민주평화당 세력은 민생당에서 철수하겠다”고 사실상 합당 철회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전라북도의회에서 연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민생당의 존재 이유는 호남 출신 의원들이 개혁의 견인차가 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반호남주의와 반개혁주의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민주평화당 세력은 총선 전에라도 탈당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회견 직후에는 의견문을 내고 “당의 혼란을 책임져야 할 손학규 전 대표에게 최후통첩했다”며 김 공동대표의 사임을 요구했다.

공천 잡음 조짐도 보이고 있다. 컷오프(공천 배제) 위기에 놓인 박주선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민생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지역구 70여 곳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의결했다. 심사 결과 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동구·남구을에 김성환 전 동구청장이 공천됐다. 박 의원의 컷오프가 확정되면 21대 총선에서 공천받지 못하는 당내 유일한 현역의원이 된다. 공관위원들이 박 의원 공천 여부를 투표에 부쳤고 9명 중 7명이 “호남 민심이 부정적”이라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16대 총선 전남 보성·화순에서 처음 당선된 뒤 광주 동구 및 동구·남구을에서 세 번 연속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박 의원은 “경쟁력 조사와 면접도 없는 황당한 공천”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결과로, 재심 요청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