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삼성 스마트폰 인도공장 3주간 셧다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공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침체에 ‘수요절벽’,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국내 산업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을 다음달 14일까지 3주간 가동 중단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날부터 3주간 전국 봉쇄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노이다 공장의 연 생산량은 약 1억2000만 대로 단일 공장으론 세계 최대 규모다. 인도 내수시장 전용 스마트폰 ‘갤럭시M’ 등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산업계에선 ‘세계 판매량 3억 대 달성’이란 삼성전자 사업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업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LG화학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의 가동을 다음달 13일까지 중단한다. 미국 미시간주 오번힐스에 있는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팩 공장도 직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감에 따라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기아자동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사진)은 오는 30일부터 2주간 두 번째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앞서 조지아 공장은 엔진 수급처인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의 셧다운 여파로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가동을 멈췄다.

글로벌 공장이 줄줄이 폐쇄되면서 생산 차질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이날 한국자동차협회에서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자동차 기업의 해외 공장은 미국 유럽 인도 남미 등에서 연쇄적으로 폐쇄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소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산업 생태계 붕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제2의 와이어링 하네스(전기배선장치)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월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이 끊기면서 국내 완성차 공장이 잇따라 셧다운됐다. 보쉬(인젝터), 콘티넨탈(엔진 부품), ZF(에어백) 등 유럽 업체들이 이른 시일 내 공장 운영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또다시 국내 공장이 멈출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에 장비를 공급하는 미국 램리서치와 네덜란드 ASML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