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 도쿄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는 25일 NHK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도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새 41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날 17명, 지난 23일 16명 늘어난 것에 비하면 추가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NHK 집계에 따르면 도쿄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12명이다. 일본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중 확진자 수가 가장 많다. 고이케 지사는 “이번주 들어 오버슈트(감염자의 폭발적 증가) 우려가 더욱 커졌다”며 “감염자 폭증의 중대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에서 감염자가 급증한 것은 20일 춘분 공휴일과 주말 동안 시민들의 야외활동이 급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NHK는 벚꽃 명소인 도쿄 우에노공원 일대 방문자가 지난 주말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고이케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평일에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하고, 주말엔 중요하지 않은 외출을 삼가라”고 촉구했다. 고이케 지사는 앞서 도쿄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 도시 봉쇄 등 강력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구성한 코로나19 대응 전문가회의 구성원인 다케다 가즈히로 도호대 교수는 “도쿄에서 향후 1~2주 내 오버슈트가 일어나 이탈리아, 프랑스와 같은 상황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매우 위험한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내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일본 전체 확진자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NHK 집계에 의하면 25일 오후 9시 기준 일본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2014명으로 전일 대비 91명 늘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2명 늘어난 55명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