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고위공직자의 재산변동사항을 25일 공개했다.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13억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인사혁신처 직원들이 이날 세종시 어진동 사무실에서 ‘2020년 정기 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고위공직자의 재산변동사항을 25일 공개했다.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13억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인사혁신처 직원들이 이날 세종시 어진동 사무실에서 ‘2020년 정기 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청와대·중앙부처 주요 고위공직자 3명 중 1명은 다주택자(분양권·오피스텔 포함)였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해 말 “수도권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했지만 고위공직자들은 여전히 투기지역 등에서 여러 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당사자인 노 실장도 다주택자로 확인됐다.

수석급 이상 15명 중 6명이 ‘다주택’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2020년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청와대 수석급 이상과 국무위원 등 고위공직자 32명 중 14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17개 중앙부처 장관 중에서는 8명, 청와대 수석급 이상에서는 15명 중 6명이 다주택자로 드러났다. 부동산 투기지역에 집을 소유한 장관은 10명, 수석급 이상은 6명이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의 고위공직자 재산 변동 내역을 확인한 결과다.
"1주택 남기고 팔라"더니…靑 수석급 15명 중 6명 여전히 다주택자
노 실장은 부부 공동명의로 서울 반포동의 아파트 한 채와 충북 청주시 아파트 한 채를 신고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부부 공동명의로 된 반포동의 아파트 두 채와 서울 동교동의 건물 한 채, 경기 부천시의 공장 등 국무위원 중 가장 많은 총 107억6348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 용산구에 본인 명의의 오피스텔, 배우자 명의로 된 아파트 한 채 분양권과 상가 두 채 분양권, 은평구 불광동 상가 한 채 분양권을 등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서울 관악구의 다세대주택 한 채와 서대문구의 단독주택, 종로구의 오피스텔을 신고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와 같이 경기 의왕시의 아파트 한 채와 세종시의 아파트 분양권 등 10억6710만원의 재산을 등록했다.

"1주택 남기고 팔라"더니…靑 수석급 15명 중 6명 여전히 다주택자
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에서는 김현미 장관을 비롯한 간부급 가운데 서울 강남권 주택 한 채만 남기고 집을 넘긴 사례가 여럿 확인됐다. 김 장관은 본인 명의로 경기 고양시의 아파트 한 채를 등록했다. 그는 남편 명의로 경기 연천군 단독주택의 전세권을 신고했는데, 이 집은 본래 김 장관 남편 명의 주택이었으나 처남에게 집을 매도하고 전세를 들었다. 손명수 기조실장은 세종시 반곡동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송파구 오금동의 아파트 한 채를 남겼다. 다주택자도 여럿 있었다. 특히 주택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1차관과 산하 실장 5명 중 3명이 다주택자였고,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서초에 집을 소유하고 있었다.

"1주택 남기고 팔라"더니…靑 수석급 15명 중 6명 여전히 다주택자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 약 8600만원 늘어

정부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13억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신고한 평균 재산에 비해 약 8600만원 늘었다. 대부분이 부동산 공시지가 상승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날 공개된 전체 재산공개 대상자 1865명 중 77.5%에 달하는 1446명의 재산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재산총액을 기준으로 보면 재산공개 대상자의 55.9%인 1042명이 10억원 미만의 재산을 갖고 있었다.

허정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상임감사는 지난해에만 31억7134만원의 재산이 불어났다. 재산공개 대상자 1863명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진영 장관은 지난해 서울 대치동에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 한 채를 팔았지만 재산은 65억6043만원에서 80억6050만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국무위원 중 가장 큰 폭으로 재산이 증가했다. 반면 원희룡 제주지사는 42억4794만원에서 20억2588만원으로 재산공개 대상자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이 줄었다.

박진우/이인혁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