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넥스트 콘서트, 반고흐 전시회 등 진행했던 업체
라임 돈줄 '김회장' 8년 전에도 회삿돈 '꿀꺽'했다 실형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46)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년 전에도 투자자들의 돈을 맘대로 쓰다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2년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횡령 혐의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은 한 공연 기획·투자업체의 회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 총 48회에 걸쳐 회삿돈 3억1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 회사는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아 DJ DOC, 이승환, 넥스트, 비 등 인기 가수의 콘서트나 반 고흐 등 유명 작가의 미술 작품 전시회 등을 진행했다.

김 회장은 직원들을 통해 투자금 모금을 지시했으며, 김 회장이 당시 횡령한 자금 중에는 회사가 보관하던 투자자들의 투자금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이 자금을 유흥비나 고급 아파트 주거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 이득이 3억원을 넘어 금액이 크고, 전혀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상당액은 술값 등 유흥비로 소비한 점을 보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당시 검찰은 김 회장이 투자금을 갚을 의사나 능력도 없이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수십억원을 투자받았고, 이는 사기·불법 유사수신에 해당한다며 해당 혐의도 함께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재판부는 횡령과 달리, 이들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 회장과 검찰의 쌍방 항소로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에서도 법원은 "원심이 사실을 오인했거나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 회장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판매사인 대신증권 장모 반포WM센터장의 녹취록에서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하는 회장님"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지인인 M증권사 출신 A씨와 함께 경기도의 한 버스회사 돈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스타모빌리티에서도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근 회사 측으로부터 고소당했다.

이들 업체는 라임자산운용의 직접·간접적 투자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런 혐의에 대해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다.

김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관련 사건에서 인물들의 관계가 집중되는 핵심축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은 검거팀을 꾸려 김 회장을 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