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의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후보가 정보기술(IT)과 게임업계 근로자를 대상으로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게임회사 펄어비스를 공개 비판하며 정부에 근로감독을 요청하고 나섰다. 자신을 둘러싼 '대리 게임'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류 후보자는 전날 페이스북에 "아직도 고통에 신음하고 있을 IT 노동자들에게 요청한다"며 "IT·게임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추가 제보를 받겠다. 여러분의 용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보 게시판 링크를 걸어뒀다.
앞서 류 후보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T 노동자를 갈아 넣는 블랙기업 펄어비스를 디버그(오류 수정)하겠다"며 펄어비스의 부당 노동행위 의혹을 제기했다. 펄어비스는 게임 검은사막을 개발한 회사로, 이 회사 김대일 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방문 때 동행하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일자리 창출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류 후보자는 "일자리 창출 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은 펄어비스가 권고사직이라는 이름으로 부당해고를 자행했다"며 "포괄임금제를 피해 재량근로제를 도입함으로써 노동자들을 공짜노동과 장시간 노동에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 후보는 이와 함께 "겨우 승인받은 야근도 52시간을 초과하면 더 이상 기록할 수 없다", "주 52시간제를 피하기 위해서 재량근로제를 도입한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있는 곳에서 소리 지르고 면박을 준다" 등 제보를 받은 증언을 소개했다.
류 후보는 "놀랍지 않은 증언들이었다"며 "저를 비롯 IT·게임 업계에 종사했던, 종사하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류 후보가 이처럼 IT·게임업계에 대한 비판을 적극 하고 있는 것은 '대리 게임' 논란을 불식하고 정의당 1번 후보로서 존재의 이유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류 후보는 과거 지인에게 게임을 대신 시켜 등급을 올린 뒤 이를 입사 때 경력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의, 공정'을 지향하는 정의당과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곤욕을 치렀다.
실제 정의당의 지지율도 3%대로 추락하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범여 비례정당의 창당이 시작된 것과 함께 류 후보 논란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류 후보는 비례 1번으로, 당선이 확실시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