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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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최근 반등하면서 일각에서는 '유가 바닥론'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를 끌어내렸던 수요·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바닥론을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8%(0.65달러) 상승한 24.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전날에도 배럴당 3.2%(0.73달러) 올랐다.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반등했지만, 추세로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먼저 수요 측면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가 위축, 기름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발원지인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는 양상이나,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공급 측면의 우려도 그대로다. 감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갈등을 빚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에서는 당장 공급이 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달 1일 기존의 감산 합의가 종료되는 시점부터는 생산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사우디와 회동을 갖고 원유 동맹에 나선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감산과 관련해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유가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공급 측면에서 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이 당장 바뀐 것이 없다"며 "주요국의 통화·재정 정책과 감산 시도를 위해 미국이 나선 점 등은 단기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유가가 바닥이라고 추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유가의 저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원유 선물시장을 유심히 봐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가까운 시기에 도래하는(근월물) 선물가격이 먼 시기에 도래하는(원월물) 선물가격을 밑도는 상태인 '콘탱고' 현상이 진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급락했던 2008~2009년과 2014~2016년 원유선물시장에서 콘탱고가 정점에 도달한 이후 유가가 진정됐다"며 "원유 재고가 늘어나면 근월물 가격을 끌어내려 콘탱고를 심화시키기 때문에 당분간 콘탱고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