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세계 3위 D램 업체 마이크론의 2020회계연도 2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 실적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반도체 업황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가늠자였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마이크론의 중국 시안 공장이 지난 1~2월 춘제(설) 기간에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되는 등 생산 차질을 빚어서다.

뚜껑을 열자 마이크론의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 마이크론은 2분기 매출 47억9700만달러, 영업이익 4억4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매출 45억달러를 뛰어넘었다. 국내 업계에선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대표(CEO)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추정치보다 높은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반도체 주문은 줄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등에 들어가는 서버 반도체 수요가 이를 상쇄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1분기(1~3월) 실적이 같은 이유로 나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택근무 및 온라인 교육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서버 수요가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