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의존도 수출 64.2%·수입 60.1%…"대기업 무역 감소폭 더 커"

작년 한국 무역의 대기업 의존 현상이 다소 완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중견·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더 큰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작년 한국 무역 대기업 의존도 떨어져
26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발표한 '2019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수출 기업 수의 불과 0.8%(800여개)인 대기업의 수출액은 3천476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5천412억 달러)의 64.2%를 차지했다.

대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6년 64.2%, 2017년 66.3%, 2018년 66.6%로 늘어나다가 작년 2.4%포인트 줄었다.

무역집중도(액수 기준 상위 기업의 무역 비중) 역시 완화했다.

작년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 무역집중도는 34.6%로 전년보다 3.3%포인트 줄었다.

상위 100대 기업의 집중도도 2.5%포인트 내린 63.9%를 나타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기업 의존이 낮아진 이유는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보다 더 부진했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 전체 수출액이 10.3% 감소하는 동안 대기업에서는 13.5% 줄었다.

반면 중견기업은 4.6%, 중소기업은 3.3% 각각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 수출액 감소를 대기업이 주도했다는 의미다.

김대유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자본재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수출액 감소세가 크게 나타났다"며 "중견·중소기업 수출액도 줄었지만, 대기업이 더 크게 줄어들어 집중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중심인 작년 자본재 수출은 대기업에서 18.3% 감소했고, 중견기업에서 2.6%, 중소기업에서 3.4% 각각 줄었다.

산업별 수출액을 보면 대기업은 광·제조업(-13.1%)과 도·소매업(-18.7%)에서 감소율이 높았다.

중견기업은 광·제조업(-4.8%), 중소기업은 도·소매업(-4.4%)에서 크게 줄었다.

대기업의 수출을 국가별로 보면 전기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20.5% 줄며 감소율이 컸다.

수출액은 923억 달러로 1천억 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미국 수출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 늘어나며 1.9%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작년 한국 무역 대기업 의존도 떨어져
수입도 수출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전체 수입 기업의 0.6%(1천100여개)인 대기업의 수입액은 2천977억달러로 전체 수입액(4천955억 달러)의 60.1%를 차지했다.

대기업 수입 비중은 2016년 57.2%, 2017년 59.8%, 2018년 61.0%로 늘어나다가 작년 0.9%포인트 내렸다.

상위 10대 기업의 수입 무역집중도는 30.1%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줄었고, 상위 100대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54.4%로 1.8%포인트 낮아졌다.

작년 한국 전체 수입액은 전년보다 6.4% 줄었지만, 대기업은 7.8% 줄어 더 큰 감소율을 나타냈다.

중견기업은 변동이 없었고 중소기업은 6.8% 줄었다.

수입액은 유가 하락 등에 따라 원자재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수입은 대기업에서 10.1% 감소할 동안 중견기업에서 8.4%, 중소기업에서 6.2% 각각 줄었다.

산업별 수입액은 광·제조업을 중심으로 줄었다.

감소율은 대기업(-7.3%), 중견기업(-4.6%), 중소기업(-7.5%) 등이었다.

국가별 수입액은 대기업에서 일본(-16.8%) 감소율이 높은 편이었다.

작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와 그에 따른 일본 불매 운동도 일부 영향일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