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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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나 행동부터 사소한 물건 구매까지 계속 날 따라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지인. 언제부턴가 이런 태도가 거슬리기 시작했다며 하소연하는 A씨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평소 소심한 성격에 말주변도 없었던 A씨는 육아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단 두 명이었다.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이들에게만 스스럼 없이 다가섰던 A씨는 최근 또 다른 아이 엄마 B씨를 소개 받게 됐다. 어색할까봐 걱정했던 것과 달리, B씨와 육아라는 공통 분모로 급격히 가까워질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단발로 머리카락을 잘랐고, 이를 본 B씨는 왜 겨울에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냐고 했다. 그런데 웬걸, 다음날 B씨는 A씨와 똑같은 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가 산 가방, 지갑, 화장품을 죄다 똑같이 구매하는가 하면, 조금 독특하고 특별한 저녁 메뉴를 준비할 때면 며칠 뒤 영락없이 B씨가 똑같이 요리해 SNS에 인증샷을 올리곤 했다. 메신저 프로필 사진도 A씨와 똑같은 구도로 찍어 올렸고, A씨가 자주가는 장소도 그대로 따라 갔다. 심지어는 말투나 행동까지 점점 따라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B씨를 소개해준 지인 역시 이상하다고 말했다. 지인은 B씨의 집에 갔는데 가구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죄다 A씨의 집과 동일한 브랜드였다고 알려주며 사진까지 보여줬다. A씨는 당혹스러웠다. 자신이 연예인처럼 스스로를 잘 꾸미고 다니는 성격이라면 이해하겠지만 특별하게 겉치레를 하는 편도 아니었기에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A씨는 점차 B씨의 연락을 피하게 됐고, 자꾸 따라하는 모습이 싫어 SNS까지 잘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A씨는 B씨가 자신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보고 따라한다며 답답해했다. A씨는 "내가 그냥 예민하게 받아들여 착각을 하는건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소름 돋는다", "이런 사람들 은근히 많아요", "'사랑과 전쟁'에도 딱 이 상황 나온 적 있다", "열등감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따라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근데 난 오히려 따라한다고 기분 나빠하는 게 이해 안 간다", "SNS 계정도 다시 만들고 비공개하셔야 할 듯", "안 당해본 사람은 이 기분 모른다", "저러다가 나중에 아이 교육까지 따라하겠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A씨의 경우처럼 따라하는 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연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홍설(김고은)을 따라하던 손민수(윤지원)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았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이러한 사연을 다룬 바 있는데 당시 출연자들은 입을 모아 자존감을 높여야한다는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루고 전문가 조언도 들어봅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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