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양측 신경전…"중복 위임장 많아 실제 위임 의사 확인"

한진그룹의 명운이 달린 한진칼 주주총회가 27일 주요 주주간 위임장 사전 확인 작업이 지연되며 2시간30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한진칼은 당초 이날 오전 9시 중구 한진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비롯한 이사 선임안건과 재무제표 승인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총 개최에 앞서 양측이 상대방이 확보한 위임장을 대조하며 확인하는 절차가 예상보다 시간이 걸린 탓에 오전 11시30분 현재까지도 개회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칼 주총, 위임장 대조에 2시간반 넘게 개회 지연
이 때문에 사회자는 "중복 위임장이 많아 검사인 주관 하에 실제 위임 의사를 확인하느라 개회가 지연되고 있다"며 수차례 출석 주주에게 양해를 구했다.

주총을 하루 앞둔 전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양측 모두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조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 22.45%와 그룹 '백기사' 델타항공의 지분 10.00%, 국민연금 2.9% 등 총 40.39%의 우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맞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은 28.78%에 불과하다.

한진칼 주총, 위임장 대조에 2시간반 넘게 개회 지연
한편 한진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주주의 주총장 출입을 제한하고, 일정 간격을 두고 좌석을 배치해 예년 주총의 3분의 1 수준인 100여석만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오전 주총이 예정된 한진빌딩 앞에서는 민생당 채이배 의원과 '땅콩회항' 피해자인 박창진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장,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이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진칼 주총, 위임장 대조에 2시간반 넘게 개회 지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