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장은 코로나 무풍 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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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인천 송도에는 6만명 가까운 청약자들이 몰렸고 부산 해운대에도 2만 여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코로나19의 공포가 가장 큰 대구의 아파트들도 줄줄이 1순위 청약 마감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짧은 전매기한, 느슨한 대출규제 등으로 비규제지역의 청약시장이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약통장 몰리는 비규제지역
비규제지역 중 최근 분양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인천이다. 현대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1공구 B2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에 지난 24일 인천 역대 최다 청약자가 몰렸다. 전체 80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만8021명이 몰리면서 평균 72.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인천 백운2구역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부평’도 487가구 모집에 4만1048명이 몰렸다.
코로나19 여파가 큰 대구에서도 청약열풍은 가시지 않았다. 24일 대구 남구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 403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총 7118건이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29 대 1의 평균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이다. 지난 4일에는 대구 중구 ‘청라힐스자이’가 1순위 평균 경쟁률 141 대 1을 기록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들어서는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도 지난 18일 전 주택형이 세자리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총 88가구 모집에 1만 9928명이 몰려 평균 226.4 대 1을 기록했다.
비규제지역 분양시장 호황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인천 지역 평균 청약경쟁률은 6.6 대 1이었다. 1분기 초반 분양업무 청약홈 이전으로 분양시장이 문을 닫았던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지들이다. 같은지역의 2019년 1분기 경쟁률은 2 대 1에 불과했다. 5개 지방광역시는 2020년 1분기 평균 청약경쟁률 49.6 대 1을 기록했다. 2019년 1분기에는 45.7 대 1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비규제지역의 분양권 전매 차익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지역에 대한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비규제지역에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인천의 주간 아파트매매상승률이 3월 들어 0.42%, 0.38%, 0.53%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규제지역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다. 현 가격에 비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하는 분양권을 추후 더 오르는 상승장에서 빠르게 전매할 수 있는 것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최근 비규제지역의 청약시장에는 실수요자도 많지만 주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며 “비규제지역은 추첨제 비율(전용 85㎡ 이하 60%, 전용 85㎡ 초과 100%)이 높아 유주택자들에게도 불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라 대출이 수월하다. 투기과열지구(40%)나 조정대상지역(50%)보다 높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9억 이하 아파트라면 계약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다.
◆규제지역 청약시장도 순항중
규제지역들의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 과천에서도 지난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과천 제이드자이’가 132가구 모집에 2만5560명이 몰렸다. 평균 19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6일에는 서울 마곡9단지 총 252가구 모집에 3만6999명이 접수를 했다. 평균 경쟁률 146.8대 1이다. 최고 경쟁률이 264.5대 1(전용 84㎡N)까지 치솟았다. 오는 30일에는 ‘르엘 신반포’ 1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서울지역 올해 첫 분양이고 인근의 ‘신반포 센트럴자이’(4월 분) 조합원 입주권 호가보다 10억원 이상 낮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규제지역의 새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며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시 입주가구수는 작년 4만3105가구로 최고치를 찍고 올해 4만1913가구, 2021년 2만1993가구, 2022년 1만2700가구 등 계속해서 감소세에 접어든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은 당장 전매가 되지 않지만 길게 놓고 보면 새아파트 희소성으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로 가격을 눌러놨으니 청약시장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며 “통제가 오히려 청약시장 과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분양시장도 침체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안 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반포자이가 미분양을 기록하는 등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서울 강남에서의 미분양도 있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절대적 낙관론 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민기/최다은 기자 kook@hankyung.com
◆청약통장 몰리는 비규제지역
비규제지역 중 최근 분양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인천이다. 현대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1공구 B2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에 지난 24일 인천 역대 최다 청약자가 몰렸다. 전체 80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만8021명이 몰리면서 평균 72.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인천 백운2구역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부평’도 487가구 모집에 4만1048명이 몰렸다.
코로나19 여파가 큰 대구에서도 청약열풍은 가시지 않았다. 24일 대구 남구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 403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총 7118건이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29 대 1의 평균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이다. 지난 4일에는 대구 중구 ‘청라힐스자이’가 1순위 평균 경쟁률 141 대 1을 기록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들어서는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도 지난 18일 전 주택형이 세자리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총 88가구 모집에 1만 9928명이 몰려 평균 226.4 대 1을 기록했다.
비규제지역 분양시장 호황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인천 지역 평균 청약경쟁률은 6.6 대 1이었다. 1분기 초반 분양업무 청약홈 이전으로 분양시장이 문을 닫았던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지들이다. 같은지역의 2019년 1분기 경쟁률은 2 대 1에 불과했다. 5개 지방광역시는 2020년 1분기 평균 청약경쟁률 49.6 대 1을 기록했다. 2019년 1분기에는 45.7 대 1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비규제지역의 분양권 전매 차익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지역에 대한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비규제지역에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인천의 주간 아파트매매상승률이 3월 들어 0.42%, 0.38%, 0.53%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규제지역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다. 현 가격에 비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하는 분양권을 추후 더 오르는 상승장에서 빠르게 전매할 수 있는 것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최근 비규제지역의 청약시장에는 실수요자도 많지만 주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며 “비규제지역은 추첨제 비율(전용 85㎡ 이하 60%, 전용 85㎡ 초과 100%)이 높아 유주택자들에게도 불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라 대출이 수월하다. 투기과열지구(40%)나 조정대상지역(50%)보다 높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9억 이하 아파트라면 계약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다.
◆규제지역 청약시장도 순항중
규제지역들의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 과천에서도 지난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과천 제이드자이’가 132가구 모집에 2만5560명이 몰렸다. 평균 19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6일에는 서울 마곡9단지 총 252가구 모집에 3만6999명이 접수를 했다. 평균 경쟁률 146.8대 1이다. 최고 경쟁률이 264.5대 1(전용 84㎡N)까지 치솟았다. 오는 30일에는 ‘르엘 신반포’ 1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서울지역 올해 첫 분양이고 인근의 ‘신반포 센트럴자이’(4월 분) 조합원 입주권 호가보다 10억원 이상 낮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규제지역의 새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며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시 입주가구수는 작년 4만3105가구로 최고치를 찍고 올해 4만1913가구, 2021년 2만1993가구, 2022년 1만2700가구 등 계속해서 감소세에 접어든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은 당장 전매가 되지 않지만 길게 놓고 보면 새아파트 희소성으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로 가격을 눌러놨으니 청약시장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며 “통제가 오히려 청약시장 과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분양시장도 침체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안 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반포자이가 미분양을 기록하는 등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서울 강남에서의 미분양도 있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절대적 낙관론 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민기/최다은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