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을 위한 저금리 대출 접수 창구가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에게 보증 없이 최대 1000만원을 빌려주는 긴급경영자금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신청자의 출생연도에 따른 홀짝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소상공인 금융지원 신속집행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소상공인을 위한 총 12조원 규모의 ‘초저금리 금융지원 패키지’를 도입해 연 1.5%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하지만 접수 창구인 소상공인진흥공단에 신청자가 몰려 ‘대출 병목현상’이 발생하자 다음달부터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에서도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신청 건수가 이달 첫째 주에는 하루 평균 5780건이었고 둘째 주는 6892건, 셋째 주는 7385건이었다.

정부는 신용등급별로 대출 기관을 나누기로 했다. 4등급 이하는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보증 없이 1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저신용자 대출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신청자의 출생연도 끝자리가 짝수이면 짝수날에, 홀수면 홀수날에 신청하도록 했다.

시중은행은 신용등급 1~3등급에 3000만원 한도로 보증수수료 없이 대출한다. 연 1.5% 금리가 적용되는 기간은 1년이다. 기업은행은 1~6등급을 대상으로 보증수수료 0.5%를 받고 최대 1억원을 빌려준다. 연 1.5% 금리를 최대 3년간 적용한다.

정부는 1~3등급 소상공인은 시중은행, 4~6등급은 기업은행, 7등급 이하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신용등급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1회에 한해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시중은행에 배정된 대출 한도는 3조5000억원, 기업은행은 5조8000억원, 소상공인진흥공단은 2조7000억원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대출 병목현상이 빠르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시스템이 한꺼번에 완비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처음 1~2주간은 지금과 같은 혼잡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