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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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달 6일로 예정된 개학도 연기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7일 긴급 권고문을 내고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의 엄격한 입국제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개학을 준비하는 단기간 만이라도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내국인도 엄격해야 한다"며 "유증상자는 즉시 검사해 진단, 치료하고 무증상자라도 엄격한 자가격리 관리를 통해 새로운 감염원 유입 위협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협회는 올해 1월 말부터 7차례에 걸쳐 중국발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중국 내 발원지인 후베이성만 입국 금지 지역으로 포함했다. 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과 국제적 연대 협력 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의사협회는 "방역당국은 여전히 해외 위험지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며 "모든 위험요인이 겹친 시점에 너무 안이한 인식"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제 의료진도 지쳐가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과 의료진은 과부하 상태에 놓여 있다"며 "한시적 입국제한은 감염 확산을 줄이기 위해서 뿐 아니라 검역, 방역, 진단, 치료에 투입되는 많은 인력의 번아웃을 줄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4월6일까지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연기했다. 의협은 개학을 위한 준비도 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개학을 기점으로 사회활동이 늘면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사협회에 따르면 개학을 위해 지역별 코로나19의 확산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전국 표본 조사를 통해 어느 지역이 먼저 개학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학을 했을 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물품이 마련되고 학생들에 맞는 행동지침도 있어야 한다.

전국 코로나19 전담병원 시스템도 필요하다. 중환자 증가에 대비해 병상과 인공호흡기 등 필요장비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의사협회는 "이런 선결 조건이 갖춰져야 지역별, 학년별 선별적이고 선택적인 개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현재는 이런 개학을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두 달이 조금 넘는 짧은 기간 동안 국내서만 130명 넘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며 "우리의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 동료였을 수 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답답하고 불편하더라도 무고하게 희생될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참고 인내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