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입국한 후 자가격리하지 않고 제주를 여행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강남구 거주 유학생을 상대로 제주도가 손해배상 방침을 밝힌 데 대해 강남구가 '오해에서 비롯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27일 오후 강남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주도의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이들 모녀가 정신적 패닉에 빠져있다"며 "제주도의 고충이나 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이들 모녀도 코로나19 발생의 선의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구에서 최초로 미국 유학생 확진자가 23일 발생해 24일부터 재난문자로 관내 미국 유학생들에게 14일간 자가격리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모녀는 지난 15일 입국해 20일부터 제주도 여행에 올랐기 때문에 그 때 당시에는 자가격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나 경각심이 없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이나 제주도의 손배소 제기 등은 오해나 이해 부족에서 따른 것 아니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은 "해외 유학생이 가장 많은 지역이 강남구를 비롯한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라며 "추측으로는 14일간 자가격리하면 가장 많을 때는 2000명에 이르지 않을까 보고, 이 규모에 맞도록 내부 직원 1000명 가까이 자가격리하고 모니터 요원을 뽑아 사전 교육을 시키고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민이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이들 때문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유학생 모녀를 상대로 1억원 이상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27일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